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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맹목적 스타추종은 '한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청소년들이 집단화되어 스타를 추종하는 일명 「오빠부대」가 청소년문화의 상징처럼 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오빠부대의 존재가 아니라 이들이 인간의 고결한 정신적 가치를 도외시하고 스타의 화려한 외모,현란한 춤,「튀는」분위기 등 허구적 가치만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생애발달 단계중 가장 중요한 청소년기에는 소위 동일시의 대상을 통해 심리적 속성이나 태도.가치관을 닮아 가며 자신이 추구하는 모습을 스스로 형성해간다.
이러한 과정속에 있는 오빠부대 청소년들이 한결같이 오빠들이 멋있고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고백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개성이 예술적 순수성이나 개인의 독특함과 창의성에 있지 않다는게 문제다.일부는 묘한 괴기스러움이나 을씨년스런 퇴폐적인 분위기에 끌리는 것이라면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걱정된다.
그러나 오빠부대 청소년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들의 스타추종 현상엔 시작과 끝이 있으며 젊음의 한때에 일어나는 통과의례라는 사실을 발견하긴 어렵지 않다.
그러므로 오빠부대의 맹목적 행동도 사회심리학적 유예기간으로서의 청소년기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의 시도와 행동양식에 대한 의미있는 시행착오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어른들은 이들이 지닌 신체적 에너지를 가꾸어갈 심리적 에너지의 근원을 이끌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단법인 청소년 대화의 광장 상담기법부장) 박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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