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퍼스가 찍으면 주가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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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의 공격 목표가 되면 주가가 오른다'는 캘퍼스 효과가 올해에도 이어질까.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지난해 미국 최대 연기금 캘퍼스가 경영개선 대상기업으로 선정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최고 150% 상승하는 등 예외없이 주가상승 효과를 보였다며 올해 선정될 기업들이 주목된다고 21일 보도했다.

캘퍼스 이사회가 지난 19일 '2004 포커스 리스트' 선정회의를 갖는 등 올해 명단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캘퍼스의 타깃이 되면 일단 해당 기업으로서는 경영부실 기업이라는 멍에를 지게 돼 불명예다. 하지만 캘퍼스의 요구대로 일정 수준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할 경우 그만큼 시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뛰는 등 평가이익을 얻게 된다.

실제 수년에 걸친 회계부정 스캔들로 위기를 맞았던 제록스는 이사회 정관 개정, 독립적인 사외이사 임명 등 캘퍼스의 요구를 받아들인 뒤 지난해 주가가 57% 뛰었다. 또 통신장비 업체인 JDS유니페이스는 새로운 경영진 보수체계 마련 등 아예 캘퍼스와 공동으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벌여 37%의 주가상승 효과를 봤다.

JDS의 로널드 포스터 최고재무담당자는 "캘퍼스의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개혁을 위한 강한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캘퍼스 효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캘퍼스가 목표로 삼는 기업들이 전형적으로 기초는 튼튼하지만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이어서 다시 주가가 뛰었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

게임소프트웨어 회사인 미드웨이 게임스의 경우 캘퍼스의 요구는 전혀 수용하지 않았지만 주가는 150% 뛰었다.

AWSJ는 "캘퍼스와 같이 투자기업의 경영에 간섭하는 '주주 행동주의'가 해당 기업의 주가나 실적에 미치는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고 전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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