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 - 10’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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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 후 대한민국 선수단이 나흘 연속으로 금메달 소식을 전해 왔다. 당초 목표로 잡았던 ‘10-10’(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을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대회 나흘째인 12일 사격에서 진종오(29·KT)가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금 5, 은 6, 동 1개로 중국(금 13, 은 3, 동 4)과 미국(금 7, 은 6, 동 8)에 이어 메달 순위 3위를 달렸다. 남은 태권도·양궁·여자 역도 등에서 한국은 최소 4개에서 7개까지의 금메달을 더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자 역도 75㎏급의 장미란(25·고양시청)은 라이벌 무솽솽(중국)이 출전하지 않음으로써 기록상 금메달이 확실시된다. 양궁 남녀 개인전에서 1~2개, 메달밭인 태권도(4종목 출전)에서도 2~3개의 금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금메달 10개 이상을 얻는다면 2004 아테네 올림픽(금 9개, 종합 9위)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이날 진종오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여갑순·이은철) 이후 16년 만에 사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합계 660.4점을 쏴 북한의 김정수(660.2점)를 0.2점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본선에서 563점을 쏴 선두 탄쭝량(중국·565점)에게 2점 뒤진 공동 2위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는 10발씩 쏘는 결선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점수를 추가해 역전승했다.

진종오와 김정수는 2004 아테네 올림픽(50m권총 은, 동)과 이번 대회 공기권총(은, 동)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공동 입상의 기쁨을 나눴다.

전날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자유형 400m)을 따낸 ‘마린 보이’ 박태환(19·단국대)은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이 종목 결승에서 1분44초85의 기록으로 2위로 골인했다. 박태환의 기록은 전날 준결승에서 세운 아시아신기록(1분45초99)을 1.14초나 줄인 것이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1분42초96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 3관왕에 올랐다.

남자 유도 81㎏급의 김재범(23·한국마사회)은 은메달을 추가했다. 8강전과 준결승에서 연장전 승부를 펼치고 결승에 오른 김재범은 올레 비쇼프(독일)에게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유효를 뺏겨 금메달을 놓쳤다.

‘효자 종목’ 레슬링에서는 한국의 첫 동메달이 나왔다. 박은철(27·주택공사)은 그레코로만형 55㎏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미드 수리안 레이한푸르(이란)을 2-0으로 꺾었다. 양궁 여자단체에서 올림픽 6연패를 달성한 우리 선수들도 개인전에서 순항했다. 박성현(25·전북도청), 윤옥희(23·예천군청), 주현정(26·현대모비스)은 32강전을 무난히 통과해 16강전에 나서게 됐다.

북한도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역도 63㎏급에서 박현숙(23)이 인상106㎏, 용상 135㎏을 들어 합계 241㎏의 기록으로 카자흐스탄의 이리나 네크라소바(240㎏)를 1㎏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박현숙의 금메달은 북한 역도 사상 최초이자 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북한이 12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다.

한편 13일에는 ‘국민 타자’ 이승엽(32·요미우리)을 앞세운 야구 대표팀이 미국과 첫 경기를 한다.

베이징=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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