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 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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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0원대에 육박하던 기름 값이 1800원대로 내렸으나 아직도 서민들의 가계에 부담을 주고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아파트에 발전소가 들어서고 전기를 절약하면 재래시장 상품권도 준다.

아파트 단지에 햇빛발전소 설치키로
백석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생산 전기는 팔 계획

충남 천안 백석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달 말 입주자회의를 열고 관리사무소·노인정 옥상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1992년 준공해 16년이 지난 이 아파트는 올해 천안시로부터 유지보수비 1000만원을 받게 됐지만 이 돈으로 976세대를 모두 보수하기엔 부족했다. 주민들은 유지보수 대신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기로 하고 시로부터 설치사업 승인을 받아냈다. 태양열을 이용해 아파트에서도 전기를 생산하고 에너지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주민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햇빛발전소는 관리사무소 옥상에 4㎾급 태양광 발전시스템으로 설치돼 하루 4시간씩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시간당 4㎾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365일 가동하면 연간 5957㎾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생산된 전기는 모두 15년간 한국전력에 판매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애초 전기를 아파트에서 직접 사용하는 방식을 원했다. 아파트 1가구 당 하루 평균 3~5㎾의 전기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관리사무소·노인정에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이용 및 보급에 관한 촉진법’에 따라 직접사용이 어렵자 판매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생산된 전기는 1㎾당 711.25원을 받고 한전에 판매, 연간 4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주민들은 발전시간도 초기 4시간에서 6~8시간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수입은 전액 아파트 주민 복지를 위해 쓰기로 했다. 헬스클럽 장비를 교체하고 아이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의 책도 새로 구입할 계획이다.

발전기 설치비용 4000만원(유지보수비 1000만원, 지원금 3000만원)은 모두 천안시가 지원한다. 장병선 천안시 살기좋은지역팀장은 “이 아파트의 태양광 발전소 효과를 지켜본 뒤 전 아파트 단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기 절약 시민에 재래시장 상품권
전년 대비 절약률 따라 마일리지 지급 시범운영

충남 천안시는 에너지를 절약한 시민들에게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한다. 천안시는 1일부터 에너지절약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에너지 절약량을 마일리지로 환산해 시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공동주택 150세대, 일반·단독주택 50세대 등 200세대를 대상으로 한다. 신청 세대는 8월부터 10월까지 전기사용량의 합계를 지난해와 비교해 절감율에 따라 마일리지를 지급받게 된다.

마일리지는 3단계로 나눠 전년 대비 절감율이 15% 이상이면 3만원, 10~15%는 2만원, 5~10%는 1만원 권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한다.

신청은 한국전력공사 사이버지점 홈페이지에 접속해 고객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근 2년간의 월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유창기 천안시 지역경제과장은 “이 제도의 시행으로 에너지 절약은 물론 마일리지로 상품권도 받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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