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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연설대서 후배의 멋진 모습 보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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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결성을 계기로 좀 더 성실하고 겸손한 과학자가 되어 실험실로 돌아가겠다. 스톡홀름 시청에 마련된 노벨상 연설대에서 후배 과학자가 멋진 수상 연설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후원회 공식출범식에서 황우석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있다. [사진=무역협회 제공]

20일 열린 '황우석 교수 후원회(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무역협회 회장)'에서 황 교수는 한국 과학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새로이했다. 후원회 출범식은 황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 오명 과기부 장관, 진대제 정통부 장관, 정운찬 서울대 총장,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김재철 회장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식 출범하는 과학자 대상 후원회다. 황교수는 세계 최초로 복제배아로부터 인간배아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황 교수는 "처음엔 너무 부담스러워 사양했지만 개인에 대한 후원이 아니라 연구팀에 대한 후원이며 앞으로 더욱 분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됐다. 좀 더 크게보면 과학자에 대한 국가와 사회가 성원한다는 상징적 표시다. 우리도 후원회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후배 과학자들이나 미래 과학 꿈나무들에게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철 후원회장은 "중국 칭화대 중관촌이 IT클러스터로 번성하는 반면 서울은 고시촌이 발전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후원회는 단순히 황 교수의 지원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젊은 미래 과학도를 위한 사회적 지원체제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 김재철 회장, 오명 장관, 황우석 교수, 진대제 장관(왼쪽부터)이 후원회 출범을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사진=무역협회 제공]

여야 지도자들도 "제2, 제3의 황우석 교수를 탄생시키기 위한 정책.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과학기술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찾아 정책적인 도움을 주겠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라고 입을 모았다.

오명 장관은 "황 교수의 성과는 훌륭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계적인 성과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황 교수 후원회 이외에도 과학기술한림원 주도하에 '우수과학자 후원회'를 결성해 단기간 안에 젊은 과학자들이 노벨과학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원회는 4년 전부터 황 교수팀을 지원해 온 김재철 회장의 주도로 결성됐다. 김 회장은 1990년대 말 황 교수팀이 컨테이너를 개조한 열악한 환경에서 젖소 체세포 복제에 몰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00년 연구비 3억원을 지원했다. 황 교수 연구팀은 답례로 김 회장과 동원그룹 임원들을 목장으로 초청해 연구활동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 이후 김 회장과 서울대 이종장기연구모임 소속 교수 20여명은 매년 두차례 모임을 이어왔으며 이 모임이 공식 후원회로 발전하게 됐다.

한편, 후원회는 황우석 교수 후원과 과학도 육성에 관심이 있는 국민 누구나가 후원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입금, 휴대폰 결제 등을 통한 소액 후원금 모금 활동을 함께 펼쳐 나갈 계획이다. 홈페이지(www.wshwang.com)를 통한 온라인 회원가입과 후원금 기부도 다음달부터 가능해진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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