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헨리 8세 - 앤 의상 테마는 중세판 ‘베컴과 빅토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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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수’ 신드롬을 몰고 왔던 채널CGV의 에픽 시리즈 ‘튜더스2: 천일의 연인’. ‘마연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은 조너선 뤼스 마이어스의 인기 못지않게 화려한 의상이 화제다. 13일 밤 12시 시즌 2 최종회를 앞두고, 팬들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중세 배경이지만 현대적 감각의 의상으로, ‘미드’ 중 가장 복식이 화려하고 눈을 즐겁게 한다는 평도 받고 있다.

이 의상의 주인공은 의상감독 조앤 버긴(Joan Bergin·사진)이다. 지난해 ‘튜더스’로 에미상 의상상을 수상했던 그녀는 올 9월 열리는 에미상에도 후보에 올랐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성공적인 의상을 선보였다는 뜻이다. 중세 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캐릭터의 변화를 의상에 절묘하게 담아내는 그녀는 ‘프레스티지’‘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의 영화 의상도 맡았다. 그녀를 e-메일 인터뷰했다.

#‘튜더스’의 의상 컨셉트는.

“시대극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의상이기 때문에 모던한 요소를 강조했다. 헨리 8세(조너선 뤼스 마이어스)에 대해 쓴 글들을 보면 ‘방 안의 태양 같아 마냥 쳐다보기만 했다’고 돼 있다. 가능한 한 섹시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그리려 했다. 당시 여성 의상은 엉덩이가 아주 강조됐는데 잘못 입으면 걸어다니는 소파처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할 수밖에 없었다.”

#캐릭터별 의상 테마는.

‘튜더스 2’의 앤 볼린과 헨리 8세의 화려한 극중 의상. [사진=채널 CGV 제공]

“헨리 8세와 앤을 중세판 ‘베컴과 빅토리아’로 생각하고 의상을 디자인했다. 앤은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모든 것을 얻은 여자다. 또 총명했다. 유혹적인 의상이면서도 우아하게 연출했다. 헨리 8세는 의상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나게 했다. 특히 시즌2의 그는 나이를 먹고 진지하게 국가를 통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배우는 여전히 젊기 때문에 의상에 패드를 사용하면서 준엄하고 강한 이미지를 주려 했다. 캐서린은 한순간도 스페인의 공주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캐릭터다. 자긍심이 드러나도록 의상을 제작했다. 시즌 1에서는 기품있는 왕비 의상을 제작했고, 시즌 2에서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수입이 줄어 옷을 간소화하면서도 기품만은 유지하게 했다.”

#앤 볼린의 대관식 장면 의상이 화려함의 극치라는 평을 받았다.

“이 예복의 모티브는 중고가게에서 발견한 50년대 이브닝 드레스였다. 보았을 때 숨을 멈추게 하는 의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튜더스’에 나온 가장 비싼 의상이기도 하다.”

#극중 왕·왕비의 시종들은 왼쪽 가슴에 꽃무늬 브로치를 달고 있다.

“튜더 왕가의 장미 문양이다. 오늘날 TV에 나오는 왕실 퍼레이드에도 종종 등장한다.”

#배우들의 고전 의상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앤 불린 역의 나탈리 도머는 어릴 때 춤을 추어선지 그녀만의 방식으로 의상을 잘 표현했다. 조너선 뤼스 마이어스는 정말 점잖고 기품있는 배우다. 모든 의상을 잘 소화했고, 옷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어떤 옷을 입히더라도 멋져 보였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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