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열린교실>8.홈페이지 활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필요한 정보를 일일이 가르치기란 불가능하다.따라서 교사의 역할도 이제는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정보를 찾고 또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이런 변화를 가장 잘 수용할 수 있는 것 이 바로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교육.
홈페이지를 만드는 사이 학생들은 자신이 생산한 자료가 정보로바뀌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과정을 배우면서 다른 사람들이만들어낸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유럽의 중등학교 가운데 최초로 웹서버를 설치한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패취 아메리칸고등학교는 홈페이지를 가장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성공사례로 손꼽을 만하다.이 학교는 문학.스포츠.영화 등의 특별활동뿐만 아니라 영어.생물.사회.음악 등의 정규교과시간에도 홈페이지를 여러 가지 프로젝트의 기본도구로 삼고 있다.
예컨대 영어과목에선 미국의 대표적 작가 마크 트웨인에 대한 하이퍼미디어 리포트를 공동으로 작성한다.학생들은 웹이나 도서관에서 관련자료들을 구해 트웨인의 연대기를 구성하고,트웨인의 경구집(警句集)을 만든다.또 다른 웹사이트가 제공하 는 『톰 소여의 모험』등 작품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트웨인에 관한 연구논문 등의 관련자료들도 하이퍼링크로 연결한다.이런 과정을 통해학생들은 트웨인에 대해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한 지식과 안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해진 주제에 대한 자료 찾기,자료를 소화해서 홈페이지에 담을 내용 정리하기,홈페이지 구성하기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홈페이지를 만드는 「방법」과 그 「내용」을 동시에 흡수하게 된다.
따라서 학습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가진 학생들이 배우는 재미를만끽하는 「Edutainment(교육을 뜻하는 Education과 오락을 뜻하는 Entertainment의 합성어)」가 홈페이지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특히 국제관계 학습주제들은 여러 지역의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토록 하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미국 미시간대학이 중동지역 갈등문제를 고교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인터네트를통한 역할놀이 시뮬레이션을 주관하는 것도 좋은 예.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전세계 10개 고교 학생들은 미국과 중동지역 각국 정부의 역할을 나눠맡아 다각적인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는 「모의 외교활동」을 벌인다.패취 아메리칸고교생들도 3년째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데 올해 맡은 역 할은 미국 정부.따라서 학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빌 클린턴 대통령,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등의 역할을 대행(?)한다.클린턴대통령 역할을 맡은 학생은 모의 무바라크대통령.모의 후세인국왕 등에게서 온 편지에 정중 한 답장을 보내는 식이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