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장 舊官이 명관-2년 넘는 고참들은 흑자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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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증시침체기엔 사장을 바꾸지 말라.』 우연이긴 해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던 증권사의 지난 회계연도(95.4.1~96.3.31)동안 경영경험이 짧은 「새내기 사장」들은 거의 예외없이적자를 낸 반면 재직기간이 2년 이상인 고참사장들은 흑자경영을해 대조가 됐다.결국 시장침체에 따라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선 「의욕」보다는「경륜과 관록」이 사령탑의 중요한 덕목임을 일깨우고 있다.18일 증권업계가 건설. 한누리증권을 제외한 31개 증권사의 작년 영업실적과 대표이사 재직기간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95회계연도중 사장이 바뀐 증권사는 고려.동아.동양.LG.삼성.쌍용.한양.한일.현대 등 모두 9개사였다.
LG의 진영일(秦榮一),동양의 안길룡(安吉龍),삼성의 임동승(林東昇),한일의 장기팔(張基八),한양의 전덕순(全德純),고려의 이연우(李年右)사장 등 6명은 작년 5월 27일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또 쌍용증권의 김석동(金錫 東)사장은 12월,현대의 이익치(李益治)사장과 동아의 김영종(金榮鍾)사장은 결산일 직전인 금년 2월 사장에 취임했다.
이중 삼성증권만 94년에 이어 95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했을뿐 새 사장을 맞이한 증권사들은 신임사장 특유의 의욕적 경영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증시침체에 따른 위탁수수료수입 감소와 상품주식의 평가손을 이겨내지 못하고 모조리 적자 로 돌아섰다.
증권업계에 「신임사장=적자」라는 징크스를 만들어낸 셈이다.
반면 전년에 이어 흑자를 지속한 대우.동원.대유등 11개 증권사의 경우 모두 대표이사가 95년 3월 이전에 취임해 짧게는2년,길게는 16년간 사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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