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미, 국기(國旗) 거꾸로 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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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이 이틀째로 접어든 가운데 자국의 국기를 거꾸로 드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미국의 부시 대통령, 중국의 쓰쵠 대지진의 소년 영웅 린하오다.

◇MB 태극기만 거꾸로?=이명박 대통령이 여자핸드볼 경기 응원 도중 위 아래가 거꾸로 된 태극기를 흔든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은 9일 김윤옥 여사, 유인촌 문화관광부장관과 김정행 선수단장, 이에리사 총감독,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과 함께 베이징 국가올림픽체육센터에서 열린 한국 여자핸드볼 첫 경기 러시아전을 관람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팀이 큰 점수 차로 뒤지다 동점을 이뤄내자 일어서서 태극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이때 이 대통령이 흔든 태극기는 가운데 태극문양의 위아래가 바뀌었고 4괘 건곤감리의 위치도 뒤집어져 있었다. 바로 옆에 있었던 김윤옥 여사 등 나머지 인사들의 태극기는 제대로 돼 있었다. 유일하게 이 대통령이 들고 있던 태극기만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거꾸로 새겨졌던 것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부시 대통령 ‘아차 거꾸로’=부시 대통령은 10일 오전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개인 400m 혼형에 출전한 펠프스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성조기를 들었다. 좌우에 있던 부인 로라 여사와 딸 바바라는 박수를 치며 경기를 관람했다.

그런데 아차.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응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바라는 의아하게 부시 대통령을 쳐다봤고 로라 여사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부시 대통령이 들고 있었던 성조기를 바로잡아줬다.

사진출처: 뉴시스

◇“도와주세요”?=8일 저녁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쓰촨성 대지진 참사에서 구출돼 ‘영웅 소년’으로 매스컴을 탔던 린하오가 기수 야오밍을 따라 입장하면서 오성홍기를 거꾸로 들었다. 신화통신은 거꾸로 된 오성홍기를 삭제한 사진을 각국 언론사에 재송고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네티즌을 통해 유포된 '거꾸로 들린 오성홍기'는 바로 잡기 못했다. 일각에선 ‘세계를 향한 중국의 구호 요청’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국기를 거꾸로 드는 행위는 위기상황을 알려 도움을 구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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