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태양광발전기, 군부대 최전방 관측소(OP)에도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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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유가에 대처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태양과 바람을 이용한 청정에너지 발전설비가 최전방 군부대에도 설치됐다.

육군 21사단(백두산 부대)은 우리 군부대 최초로 태양광 및 풍력발전설비를 설치, 가동 중이라고 7일 밝혔다. 21사단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11월 백두 관측소(OP)와 가칠봉 관측소에 각각 시간당 5kw와 10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21사단은 또 지난 6월 20일에는 가칠봉 관측소에 시간당 20k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풍력발전설비를 추가로 설치,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한전KPS 제공]

가칠봉 OP는 해발 1242m로 휴전선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남북이 가장 가깝게 대치해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방송용 대형 스피커와 각종 선전물 등이 설치돼 양 진영 간에 심리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던 곳이기도 했다. 이곳은 사철 바람이 강하게 불고 날씨가 맑아 풍력과 태양광 발전설비에 적합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21사단은 전군에서 가장 긴 관측지역을 담당하고 있어 철책을 따라 설치된 야간 경계등의 전력소비량이 타 부대에 비해 많다.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력은 축전지에 충전돼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생산된 전력은 현재 OP에 있는 컴퓨터와 가전을 비롯한 시설을 가동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향후 철책 경계등을 비롯한 작전용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된 풍력 설비는 영국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기둥 높이 13m, 날개 길이는 5m로 북측 관측소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크기다. 시공은 태양광 발전설비는 민간업체가, 풍력 설비는 한전KPS가 각각 맡았다. 4억여원의 설치비용의 60%는 산자부에서, 나머지 40%는 시공업체가 부담했다.

군 관계자는 “지구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에너지 보급 관련 국가시책을 접하고 우리 사단에서 먼저 정부에 건의해 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원을 받았다”며 “이번 사업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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