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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訪中 이모저모] 김정일 탑승한 방탄차 시속 200㎞ 속도로 베이징 도로 질주 목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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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중(訪中)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 측 주요 관계자는 물론이고, 북한 대사관 측도 '아는 사람만 아는' 특급 기밀로 다뤄지고 있다. 金위원장의 방중 행적을 파악하려는 취재진과 중국 관리들은 19일 하루종일 숨바꼭질을 벌여야 했다.
18일 오후 9시30분쯤 金위원장을 태운 특별 전용열차가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을 출발,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시각은 1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낮 12시).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전용차인 훙치(紅旗)의 대형 모델 3대를 선두로 벤츠와 아우디 등 고급 세단 7대.버스 3대가량이 시속 200㎞의 엄청난 속도로 베이징 최대 간선도로인 창안다제(長安大街)를 통과하는 것이 목격됐다. 도착 지점도 사람들 왕래가 많은 베이징역을 피해 다베이야오(大北窯)역으로 알려졌다. 金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대형 훙치는 소총은 물론 중화기 공격에도 완벽하게 방탄이 되는 차량이다.
국빈용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 여장을 푼 金위원장 일행은 이어 숙소 내의 한 연회장에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주최로 간단한 오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들은 중국 측이 마련한 베이징 서남쪽 40㎞ 지점의 한춘허춘(韓村河村)의 시찰에 나섰다. 중국 농촌 개혁의 실험장소에 해당하는 이곳의 방문으로 북한이 '7.1 조치' 이후 농촌 개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베이징 시내에서 40㎞ 떨어진 한춘허춘은 1992년 원예농업과 축산업 및 관광농업을 결합한 상업농가를 육성함으로써 현재 농가당 연간 평균소득이 다른 일반 농가의 3~4배에 이르는 부촌이다.
이 마을의 입구에는 '돈을 벌 때는 자신의 근원을 되새겨 보고, 돈을 번 뒤에는 다시 더 나아갈 방도를 생각하라(致富思源, 富而思進)'는 구호가 써 있는 등 농민의 의식 개혁과 상업농으로 변모하는 오늘날의 중국 농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중국 당국은 金위원장의 신변안전을 위해 金위원장의 이동 때 비밀 지하통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환영만찬을 주최하는 인민대회당과 정상회담이 열린 중난하이(中南海) 사이엔 지하통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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