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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코리아 특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백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 리그엔 불멸(不滅)의명(名)투수들이 있다.매년 최우수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 영상(賞)의 기원이 된 사이 영과 탈삼진왕 놀런 라이언은 그중에서도우뚝 솟은 거봉(巨峰)들이다.
사이 영의 본명은 덴튼 영이다.볼이 사이클론(폭풍)처럼 빠르다고 해 그같은 별명이 붙었다.23세때인 1890년 프로야구에입문,44세로 은퇴할때까지 5백11승을 올렸다.연속 14시즌을20승이상 기록했으며 30승을 올린 것도 5시 즌이나 된다.그가 사망한 다음해인 1956년부터 그해 최우수투수에게 사이 영상을 시상해오고 있다.
라이언은 최고속도가 시속 1백62.3㎞를 기록,미국 프로야구사상 가장 빠른 볼을 가진 투수다.40세 이후에도 시속 1백50㎞가 넘는 쾌속구를 던졌다.93년 46세로 은퇴할 때까지 27년동안 탈삼진 5천7백14개,노히트 노런 7회 의 대기록을 세웠다.하지만 상복(賞福)은 없어 투수로서 최고영예인 사이 영상은 받지 못했다.
메이저 리그는 꿈의 무대다.매년 1만5천명 신인이 메이저 리그를 노크한다.그러나 28개 구단의 선수 엔트리는 7백명 뿐이다.투수도 마찬가지다.메이저 리그 마운드에 올라서기란 하늘의 별따기다.체격조건이 나쁜 동양인으로선 불가능에 가 깝다.그런데도 일본인 1명,한국인 1명이 그 자리에 올라 있다.오리엔트 특급들이다.
LA 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野茂英雄)는 지난해 13승6패.방어율 2위(2.54).탈삼진 1위(2백36개)의 기록으로 내셔널 리그 신인왕이 됐다.지난 9일 노모는 지난해 월드 시리즈 우승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완봉승 을 기록,「2년생 징크스」를 깨나가고 있다.
다저스의 또다른 오리엔트 특급 박찬호(朴贊浩)의 활약도 눈부시다.박찬호는 7일 시카고 커브스와의 대전에서 귀중한 첫승을 올렸다.한국인 최초의 메이저 리거 박찬호의 활약에 현지 교민사회는 흥분하고 있다.다저스구단으로서도 성공이다.박 찬호의 활약이 빛날수록 더 많은 한국인들이 다저스구장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코리아 특급」 박찬호의 활약은 현지 교민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감동을 준다.그런 면에서 박찬호는 훌륭한 민간 외교관이다.그의 첫승을 축하하면서 승리 의 소식이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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