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프레스센터엔 취재진 1만7000명 … 선수보다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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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 에어컨은 빵빵하게 작동하지만 열기는 뜨겁다. 남들과 다른 기사 한 줄, 사진 한 장이라도 더 보내려는 각국 기자들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베이징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 세계의 기자들이 모여 취재 경쟁을 하는 전쟁터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놓고 다투지만 기자들은 이곳에서 특종을 놓고 다툰다. 이전의 다른 올림픽과 달리 이번에는 MPC가 선수촌·메인스타디움과 붙어있다. 기자들이 취재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MPC에 등록을 한 취재·사진기자 수만 7000명이 넘는다. 여기에 국제방송센터(IBC)에 등록한 방송 관계자 1만 명을 더하면 올림픽 출전 선수(1만500명)보다 많다. 올림픽 취재만 열 번째라는 미국 데이턴 데일리뉴스의 토머스(65) 기자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20대의 새파란 기자에서부터 60~70대의 노기자까지 모여있지만 양보란 없다.

MPC는 4층 규모로 전체 면적은 축구장 6개 넓이다. ‘세계 최고’를 좋아하는 중국인답게 규모로 압도한다. 자원봉사자만 850명에 직원 200명까지 모두 1000명이 넘는 취재 ‘도우미’들이 인해전술을 펴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도움을 요청하면 득달같이 달려온다. 이곳에선 중국인들의 ‘만만디’는 없다.

MPC는 중국과 베이징 올림픽을 세계에 가장 먼저 알리는 ‘창’이다. 중국 당국은 불결하다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화장실에는 청결 전담 직원을 배치했고, 식당 종업원들은 비닐장갑과 하얀 두건을 두르고 기자들을 맞고 있다. 안마를 받을 수 있는 공간과 헬스클럽·도서관 등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도 있다.

쉐서우위안(薛壽元·63) MPC 상무부주임은 “올림픽은 두 번 오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것을 준비했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자들에겐 하루 두 번 과일과 케이크 등 간식이 제공된다. 일반적으로 MPC에서는 취재진에게 음료수 정도는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과일까지 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진·글=김경빈·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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