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숨죽인다, 놓칠 수 없는 베이징의 ‘결정적 순간’

4년마다 돌아오는 지구촌 축제. 이것만은 절대 놓치지 말자. 전 세계 스포츠 영웅들이 대거 참가하는 베이징 올림픽이 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올림픽은 중국에서 열리는 덕분에 한국과의 시차는 고작 1시간. 안방에서 올빼미 생활을 하지 않고도 편안한 시간대에 스포츠 대축제를 골라 볼 수 있다. 한국 스포츠 역사를 바꿀 박태환(수영)과 장미란(역도)은 물론 해외 톱스타들이 등장하는 빅 매치는 꼭 챙겨 보자. 시간은 한국시간.

육상 100ｍ - 8월 16일 밤 11시30분
세계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단 1명뿐

토요일 밤, 느지막한 시간에 TV 앞에 10초만 앉아있으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볼 수 있다. 1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와 종전 기록 보유자 아사파 파월(26·자메이카), 그리고 2007년 세계선수권 단거리 3관왕 타이슨 가이(26·미국)의 빅3 대결이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200m가 주종목인 볼트는 100m에서 지난 6월 깜짝 세계신기록(9초72)를 세우며 100m·200m 더블 크라운에 도전한다. 파월(9초74)은 자타가 공인하는 ‘단거리 제왕’, 최근 3개 대회 연속으로 100m 우승을 차지하며 컨디션이 최고다. 가이(9초77)는 최근 9초68의 비공인 세계신기록까지 세우며 칼을 갈고 있다.

육상 110m 허들 - 8월 21일 밤 10시45분
류샹 두 다리에 13억 자존심이 걸렸다

육상 남자 110m 허들은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이 출전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류샹은 13억 중국인의 자존심을 걸고 2연패에 도전한다. 류샹은 올해는 허벅지 부상으로 부진했다. 최근 90%까지 컨디션을 회복했다며 금메달 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도전자는 다이론 로블스(22·쿠바). 로블스는 지난 6월 체코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12초87을 기록해 류샹이 2006년 세웠던 12초88의 종전 세계기록을 0.01초 단축하며 류샹의 금메달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여자 체조 단체전 - 8월 13일 오전 11시15분
미국 존슨과 중국 청페이 ‘요정 대결’

종합 1위를 노리는 중국과 미국이 금메달 1개 차이로 순위가 가려진다면 여자 체조 단체전이 결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여자 체조 단체전은 미국과 중국의 2파전이다. 미국은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해 2006년 세계선수권 1위였던 중국을 2위로 밀어냈다.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1위, 마루 1위를 차지했던 숀 존슨(16)이 이끄는 미국과 도마 1인자 청페이(20)를 비롯해 허커신, 장유웬 등의 인해전술인 중국의 싸움은 흥미를 더할 것이다.

남자 농구 결승전 - 8월 24일 오후 3시30분
미 ‘리딤팀’ 아테네의 굴욕 만회할까

미국 농구 대표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예선에서 푸에르토리코, 리투아니아에 연거푸 패했고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져 동메달에 그쳤다.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그리스에 패배하며 4강에서 탈락했다. 스타 선수들의 모래알 팀워크 때문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농구 대표팀은 드림팀이란 이름을 버리고 ‘리딤(만회하다, 되찾다)팀’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 폴, 드웨인 웨이드, 드와이트 하워드 등 NBA 스타들이 뭉친 ‘리딤팀’이 금메달 드림을 이룰지 기대된다.

‘남자 마라톤 - 8월 24일 오전 8시30분
‘봉달이’의 마지막 도전, 마지막 질주

봉달이’ 이봉주(39·삼성전자)가 자신의 올림픽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황영조에 이봉주가 세 번째 주인공을 노린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걸었던 이봉주는 이제 나이 39세, 운동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다. 경쟁자는 마틴 렐(케냐)이다. 렐은 올 시즌 2시간5분15초를 기록해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베이징=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