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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이제 해만 지면 졸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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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박태환(19·단국대)이 ‘아침형 인간’으로 변모했다. 다른 선수들이 오전에 컨디션을 조절하고 오후에 본격적인 훈련을 하는 데 비해 그는 오후에는 간단한 몸풀기만을 한 뒤 저녁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든다. 그러고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 훈련에 주력한다.

그가 아침형 인간으로 바뀐 것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 스케줄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올림픽에선 오전에 예선, 오후에 결승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오후에 예선을 하고, 다음날 오전에 결승전을 벌인다. 예를 들어 박태환이 금메달을 노리는 자유형 400m 경기는 9일 오후에 예선전을 치른 뒤 10일 오전 11시쯤에 결승을 벌이게 된다. 거액의 중계료를 지불한 미국·유럽의 방송시간대를 고려한 시간 편성이다.

8관왕에 도전하는 마이클 펠프스의 경기를 미국의 저녁시간대에 중계할 수 있도록 주관방송사인 NBC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경기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박태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오전 훈련 강도를 더 높이면서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베이징 올림픽 수영 스케줄 윤곽이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때부터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은 “결승전이 오전에 열리기 때문에 메인 훈련도 오전에 한다. 오후에는 자유롭게 수영을 즐기면서 몸을 풀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노 감독은 또 “스케줄이 독특하긴 하지만 어차피 누구에게나 낯선 조건인 것은 똑같다. 박태환이 손해볼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9일 열리는 자유형 400m 예선을 앞둔 박태환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 훈련 강도를 낮추고 식사조절도 시작하면서 막바지 컨디션 조절에 돌입했다. 열량 보충을 위해 식단도 탄수화물 위주로 바꿨다.

박태환은 예선부터 기록을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이다. 박태환을 비롯해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서는 그랜트 해켓(호주), 라센 젠슨, 피터 밴더케이, 에릭 벤트(이상 미국) 등 올 시즌 기록 톱5 선수들이 모두 3분43초대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노 감독은 “예선 기록을 3분46초대까지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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