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지금까지의 판세 흐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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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D-3일.
공식선거전 16일,사실상의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을 올 1월1일로 보면 1백1일간의 총선장정 대단원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정당간 의석분포가 어떻게 나타날까.초미의 관심사다.각당은 총선드라마의 고비마다 웃기도 하고 울상도 지었다.희 비의 교차폭이 가장 컸던 당은 집권당인 신한국당.이회창(李會昌)전총리의 입당일인 1월24일과 장학로(張學魯)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비리가 폭로된 3월21일,희비가 각각 절정에 올랐다.크리스마스를 막 보낸 지난 연말.김영삼(金泳三)대통 령은 청와대가 모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정리한 서울지역 판세보고를 받았다.노태우(盧泰愚).전두환(全斗煥)씨 구속에 이은 야당수뇌부에 대한 비자금사정설이 정국을 한파로 몰아넣었을 때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선확실 선거구가 47개 지역중 5개밖에 안된다는 참담한 내용이었고 그나마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해 2석을더한 보고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새해가 되면서 金대통령은 개혁보다는 보수.안정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깜짝 놀 랄만한」인물영입을 통해 떨어진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한 특유의 파이팅을 보이기 시작했다.
박찬종(朴燦鍾)전의원과 이회창 전총리의 잇따른 영입이 성공하면서 신한국당의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7% 수직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여권 곳곳에서 2백53개 지역구중 1백40석은 차지할수있다는 자신에 찬 발언이 나왔던 이유다.
국민회의는 아무리 찾아봐도 李.朴씨에 필적할만한 인사를 영입할수 없어 『우리도 히든카드가 있다』는 설만 흘렸을 뿐 벙어리냉가슴앓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한켠에선 이미 두달후 타이밍 좋게 폭로할 張부속실장의 비리를 제보받고 면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던 시점이기도 하다.
탄력을 얻어 이홍구(李洪九)전총리등을 계속 영입하던 여당은 2월4일 지역구후보 공천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장학로사건은 金대통령 가신중 가신이었던 사람의 부정축재.여성편력 문제였다는 점에서 「돈 안받고 깨끗한」대통령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먹칠을 했다.
사건직후 여론지지율은 3.5% 수직하강했지만 여권의 선거지휘부가 갈등하고 혼선을 빚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질적인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선거막판에 터진 북한의 「정전협정의무 포기선언」이 신한국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현재 여권은 전국구 포함,최소한 1백30석 이상은 될 것으로 낙관하는 상태.
민주당은 박계동(朴啓東)의원 비자금 폭로로 상한가를 친 이래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는데,특히 3월24일 벌어진 임춘원(林春元)의원 전국구공천 파동과 당내 리더십부재로 선거후 4당구도에서 탈락될 위험까지 점쳐지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지역주의 기반이 워낙 뿌리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에 비하면 국민회의는 큰 기복없이 초기와 막판이 비슷한 강보합상태다.
가장 안정된 고정표를 확보하고 있는 점이 공천헌금.북한변수등돌발악재에도 불구하고 기복을 적게 한 요인이다.
자민련도 3월26일의 전국구공천 내용이 「전과자」「헌금공천」등 시비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신한국당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등을 대거 공천한 「이삭줍기」가 현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고,지속적으로 색깔론과 보수주의를 외쳐온게 성과를 보고 있다는 주장.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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