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된 알란티시, 하마스 內 최고 강경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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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무장투쟁으로 이스라엘의 점령통치를 종식하고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을 이슬람 국가로 바꾸겠다."

하마스의 정신적 최고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이 암살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하마스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압델 아지즈 알란티시(56)가 밝힌 투쟁목표다.

어린이를 상냥하게 돌보는 소아과 의사로 알려져 있지만 하마스 내에서도 가장 강경파였다. 이스라엘의 장기간 봉쇄정책으로 '정치적 식물인간'이 된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과 '신체적 불구'를 가진 야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무장투쟁을 진두지휘하는 알란티시에 대한 과격세력과 젊은층의 지지는 확고했다.

1947년 텔아비브 남부의 예브나에서 태어난 알란티시는 1년 후 이스라엘 건국으로 고향에서 쫓겨나 가자지구 칸 유니스 난민촌에서 성장했다.

카이로의 아인 샴스대학에서 소아과를 전공하면서 이집트에서 당시 세력을 확대하던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해 활동했다. 가자지구에 돌아온 그는 87년 야신과 함께 하마스를 창설했다.

이스라엘군에 수차례 체포돼 7년간의 수형생활을 했고 아라파트의 평화협상을 비난해 팔레스타인 당국에 의해서도 세차례나 체포됐다. 92년 400여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함께 남부 레바논으로 추방되자 조직술과 인화력을 바탕으로 하마스 망명인사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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