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계열 주가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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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금호아시아나 그룹 계열사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30일 금호석유화학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금호산업 11.9%, 대우건설과 금호타이어 7%, 아시아나항공이 3% 하락했다.

시장에선 주가 하락의 이유로 최근 잇따랐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꼽는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자금을 댄 투자자들에게 2009년 말 3만2000원(배당금 제외)에 되팔 수 있는 권리(풋백옵션)를 부여했다. 그때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현 수준(1만3900원, 30일 종가)에 머문다면 금호 측은 2조43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2대주주인 쿠퍼타이어앤드러버 컴퍼니가 최근 10.7%에 이르는 지분을 팔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쿠퍼타이어 역시 풋백옵션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증시 일각에서 자금압박설까지 나돌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31일 대규모 기업설명회(IR)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금호생명 상장과 일부 자산 매각 등 자금 확보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한상희 애널리스트는 “IR에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만큼 실현 가능한 자구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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