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막히는 양재IC 주변 숨통 트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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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 양재대로와 경부고속도로가 연결되는 양재IC 일대는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일어나는 대표적인 곳이다.

정체가 가장 심한 오전 8시쯤엔 양재IC에서 불과 300m 떨어진 트럭터미널 앞에서 경부고속도로 한남대교 방면 진입까지 2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내년 4월 송파구 동남권유통단지가 문을 여는 것(공사는 2010년 완성)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송파·판교신도시, 장지·내곡·우면지구, 거여마천뉴타운 등의 공사가 끝남에 따라 양재IC 일대 차량 통행량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시는 양재IC 주변의 교통난을 해소하고 주거·산업단지 신설에 대비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서울 남부지역 도로망을 정비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는 이 일대 교통 정체가 양재대로·강남대로·강남구 세곡동의 헌릉로 등의 차량이 양재IC로 집중되는 교통망 체계 때문으로 파악했다. 도로망을 바둑판 모양의 격자형으로 정비하면 체증이 완화될 것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이 도로망 정비 사업은 2014년 완공 예정으로 모두 8943억원의 시 예산과 민간 자본이 투입된다.


◇양재IC 정체 해소에 주력=우선 올 하반기부터 양재대로 염곡·구룡·화물터미널 교차로에 지하차도를 놓는 양재대로 입체화 사업이 시작된다. 2013년까지 2417억원이 투입돼 총길이 2.15㎞의 4차선 지하차도 3곳이 새로 생긴다. 각 교차로에 지하도를 설치해 양재대로 진·출입 차량으로 인해 생기는 정체를 최소화한다는 것. 시는 양재대로 지상 일부 구간(310m)도 현재 8차로에서 10~14차로로 넓힐 예정이다.

내년에는 경기 과천시 문원동~서울 강남구 자곡동을 잇는 ‘과천~송파 도로 건설’ 사업을 시작한다. 사업비 4558억원, 12.17㎞ 4차로가 2014년까지 완공된다. 사업비 가운데 3233억원(71%)은 민간 자본으로 충당될 계획이다.

또 강남구 세곡동(헌릉로)~개포동(삼성로)을 연결하는 대모산터널 공사도 내년 착공해 2013년 개통된다. 3.65㎞의 4차선 터널로 조성되며 1968억원(민자 1067억원)이 투입된다.

서울시 고인석 도로계획담당관은 “도로망 정비를 통해 양재IC 주변의 통행 속도가 현재 평균 시속 15㎞에서 24㎞로 빨라지고 교차로 대기 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료도로로 정체 해소될까=전체 사업비 8943억원 중 4300억원(48%)이 민간 자본으로 조달되는 만큼 과천~송파 도로와 대모산터널은 유료 도로로 지어진다. 시는 과천~송파 도로는 1100~1200원, 대모산터널은 1200~1300원 정도의 통행료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료 도로 신설로 양재IC 주변 정체가 어느 정도 해소될지에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지금도 과천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대다수의 운전자가 2000원의 통행료를 받는 우면산터널을 피해 양재IC 부근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유료도로 건설이 교통 정체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의왕~과천 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하는 차량은 하루 평균 9만5000대. 이 가운데 7만4000대(약 78%)가 우면산터널을 이용하지 않고 양재IC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인석 도로계획담당관은 “우면산터널 통행료는 서초구 진입 차량을 억제하기 위해 높게 매겨진 것”이라며 “과천~송파 도로와 대모산터널의 통행료는 이보다는 낮기 때문에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많은 운전자가 이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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