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 박경완, 치면 넘어가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안타보다 홈런이 더 쉽다니. 미국과 한국에서 슬러거들이 힘을 뽐내고 있다. 메이저리거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과 한국 프로야구 SK의 박경완(32)이다. 16일(한국시간) 또 홈런을 터뜨린 최희섭은 9게임에서 뽑아낸 6개의 안타(25타수) 중 무려 5개가 홈런이다. 연일 맹타를 터뜨리는 박경완도 16일 2개의 홈런을 추가, 12게임에서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8안타(41타수) 중 10개가 홈런이다.

◇최희섭=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출장, 4회 2사 2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솔로 홈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이다. 초구 스트라이크와 2구째 볼을 흘려보낸 최희섭은 3구째 147㎞ 직구가 한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크게 휘둘러 125m짜리 홈런을 날렸다.

안타 6개 중 홈런이 5개. '빅 초이'에 이어 또 하나의 별명이 붙었다. '몬스터(괴물)'. 홈런이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는 별난 '식욕'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안타를 때릴 줄 모르느냐"는 농담까지 한다.

홈런 5개로 팀 동료 미겔 카브레라(6개)에 이어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타점은 카브레라와 같은 9타점으로 팀내 공동 1위며 리그 공동 7위다. 최희섭의 타율은 불과 0.240. 25타수에 6안타가 고작이다. 카브레라의 타율은 0.400. 35타수 14안타에 6홈런이다. 그런데 타점은 같다. 팀 공헌도가 그만큼 높다는 말이다.

말린스의 잭 매키언 감독도 최희섭에 대해 "안타는 많지 않지만 중요할 때마다 한 방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완=사직 롯데전에서 또 2개의 홈런을 날렸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김장현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 7회 2사 후에는 이정민으로부터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0호로 2위 오리어리(삼성.5개)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개막전 이후 네 경기 연속 홈런을 쳐냈던 박경완은 12게임에서 홈런 10개를 날렸다. 1.2경기당 1개 홈런꼴로 역대 가장 빠른 페이스다. 박경완은 1990년 이만수(당시 삼성)가 세운 개막 이후 역대 최소 경기 10홈런(19경기)도 갈아 치웠다. 지난해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운 이승엽도 10홈런은 29경기에서 나왔다.

박경완의 홈런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많이 나온다. 1-2에서 1개, 0-3에서 2개를 제외하고는 7개의 홈런이 모두 투스트라이크 이후 나온 것이어서 몰리는 상황에서도 자기 스윙을 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구장 크기도 가리지 않는 편이다. 가장 큰 편인 문학구장에서 6개, 사직구장에서 2개를 생산해냈다.

박경완은 최다안타.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선두를 휩쓸고 있다. 홈런(10개).타율(0.439).타점(18).득점(14).장타율(1.244).출루율 (0.549)에서 모두 1위다.

*** 박종호는 35경기 연속 안타

박종호(삼성)는 첫 타석 홈런으로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이제 '35'가 됐다.

박종호는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0-4로 뒤지던 1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의 2구째 138㎞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역시 초반 승부였다. 박종호는 지난 13일 32경기 때 둘째 타석, 14일 33경기 안타 때 첫 타석, 15일 34경기 안타 때 역시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초반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현대는 대전 한화전에서 10-2로 대승, 7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