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피겨스케이팅에 중국계 미셸 콴 시대 개막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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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세계 피겨스케이팅에 중국계 미셸 콴(15.사진)시대의 개막이예고되고 있다.중국계 미국인인 콴은 최근 두드러진 상승세를 타며 세계 정상 정복에 나서 또하나의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고 있다.
콴은 19일(한국시간) 캐나다의 에드먼턴에서 개막된 세계 피겨스케이팅선수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년동안 계속 미국 피겨스케이팅계의 2인자에 머물러온 콴은 지난 1월 라이벌인 지난해 챔피언 니컬 보벡(18)을 따돌리고 미국챔피언에 오르며 마침내 2인자의 설움을 씻어냈다.
25년전 중국 광둥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부모의 1남2녀중 막내인 콴이 처음 세계적인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94년 미국선수권대회. 콴은 이 대회에서 토냐 하딩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케리건-하딩」사건에 휘말려 들러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딩이 라이벌 낸시 케리건을 사주해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미국피겨스케이팅협회가 케리건에게 특별히 미국대표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콴은 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제2의 하딩」으로 불리는 보벡에게 역전패,또다시준우승에 머물렀다.그러나 이같은 좌절을 딛고 콴은 올해엔 마침내 미국의 1인자가 됐다.
콴은 지난 10년동안 1주일이상 링크를 떠난 적이 없는 연습벌레로 유명하다.올시즌에는 나이 만큼 어려 보이는 약점을 보완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콴은 그동안 아무리 어려운 기술을 펼쳐도 외모 탓에 심판들로부터 「어린이의 기술」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 최대 약점이었다.
올시즌에는 짙은 화장에다 요염한 프로그램을 개발,1년사이에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해 세계제패를 넘보게 됐다.
콴의 프로그램 제목은 「7개 베일」.로마시대 살로메공주가 헤롯왕 앞에서 요염한 춤을 춘 뒤 상으로 세례 요한의 목을 은쟁반에 요구했다는 문제의 춤이다.
LA지사=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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