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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지연증후군'환자 크게 늘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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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날 밝으면 일어나고 어두워지면 잠자던 인간에게 에디슨이 만든(?)새로운 질병,「수면지연증후군」이 크게 늘고 있다.
밤이 되면 활력이 솟지만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대표적 증상이다.심한 경우 잦은 지각으로 인한 처벌이 두려워 등교거부증이 나타난다거나 직장생활에도 적응이 안돼 사회생활을 기피하기도 한다.시험성적은 물론 일의 능률도 오 전.오후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고려대의대 정신과 김인(金麟)교수는 『성장이 멈춘 청년기가 되면 생물학적 시계가 다소 늦춰져 밤늦게까지 버티는 힘이 생긴다.그러나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오전 활동이 어렵거나 성인이 돼서도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회복하지 못하면 치 료대상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체내시계를 조절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5천룩스(약간 구름 낀 날씨의 밝기)이상의 밝은 빛이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강한 빛이 뇌의 송과체에서 나오는 리듬지령 호르몬을 작동시킨다는 것.
휴일 다음날 아침기상이 어려운 것은 전날 늦잠으로 밝은 빛을쪼이는 시간대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밤이 긴 겨울이나 흐린날씨가 계속될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생활이 현대화될수록 수면지연증후군이 많아진다는 것은 작업장이나 유흥시설의 조도(照度)가 높아져 강렬한 밝기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기인한다.
생체시계와 체온.혈압.호르몬분비등 생리적 변화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예컨대 성장호르몬은 잠든 직후 많이 나오고,혈압과 체온은 아침 시간대에 높다.따라서 중.노년층에는 새벽조깅이 저녁조깅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결론이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이같은 생체변화의 주기를 이용,일부 제약회사에서는 특정시간대에 약효를 극대화하는 혈압조절제.항암제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金교수는 『수면주기를 바꾸려면 규칙적으로 기상시간을 조금씩 앞당겨주거나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때는 자명종보다 강한 형광등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를 병원에서 응용하는 것이 광(光)치료.자연의 햇살에 버금가는 5천룩스 정도의 강한 빛을 시간대에 맞춰 쪼여줌으로써 호르몬분비의 주기를 바꿔주는 것이다.
치료기간은 1~4주,1회치료시 1시간정도 소요된다.
◇수면지연증후군=사람이 자연현상에 맞춰 생활하면서 형성된 일종의 체내시계가 흐트러져 발생하는 신체적 리듬장애를 말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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