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병력 정예화위해 징병제 폐지 직업군인제도 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현대전은 양(量)보다 질(質)로 판가름난다.군 인력을 정예화해야 전투력을 올릴 수 있다.』 유럽 각국이 병력 정예화를 위해 징병제를 폐지하는 대신 「직업 군인 제도」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2차대전 후 줄곧 병력을 늘려 왔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중 프랑스가 2002년까지 징병제를 지원병제로 전환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벨기에는 이미 지난해 징병제를 폐지했으며 네덜란드는 올해 안으로,포르투갈은 2~3년 안에 지원병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스페인은 의무 복무 기간을 9개월에서 6개월로 줄였다.
현대전에서는 소총으로 무장한 대군(大軍)보다 컴퓨터.레이저 무기 등 첨단장비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전문적 직업군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국제 분쟁이 터질 때 신속대응군을 편성해 재빨리 투입하기에는 우수한 인력.장비를 갖춘 소규모 기동대가 훨씬더 유리하다.
반면 폴란드.헝가리등도 「첨단 군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나 예산이 없어 개혁을 단행치 못하고 있다.우크라이나도 40만 군대를 25만명으로 재편성할 계획을 세워 놓았지만 역시 돈이라는 장애물에 걸린 상태다.러시아도 체첸사태를 겪으면서 군 정예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추세에는 요즘 유럽 청년들의 병역 기피현상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