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벗어난 ‘파울홈런’ 이승엽 아쉬운 복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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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02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시원한 안타는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 리듬과 배팅 타이밍은 상대를 위협할 만큼 좋아 보였다. 좌측 폴을 살짝 벗어난 파울홈런이 제대로 담장을 넘었다면 화려한 1군 복귀 신고식을 치를 뻔했다.

이승엽(요미우리)이 2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와의 홈경기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성적은 4타수 무안타. 6번에 배치된 이승엽은 2회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 2-3에서 상대 선발 다테야마 슈헤이의 슬라이더(136㎞)를 잡아당겼으나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다. 백인천 SBS 해설위원은 “배트 중심에서 약간 아래에 맞았다”고 설명했다.

0-2로 뒤진 4회 2사 2루에서 홈런성 타구를 쳤으나 파울이 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볼카운트 2-1에서 바깥쪽 직구(143㎞)를 잘 밀어쳤으나 관중석 상단으로 날아간 타구는 파울 폴을 살짝 벗어났다. 7회에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9회 말 무사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 이승엽은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과 운명의 대결을 펼쳤다. 9회 등판한 임창용은 3번 오가사와라에게 우월 2루타, 4번 라미레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5번 다카하시를 고의4구로 걸렀다. 이승엽은 초구 한가운데 직구(147㎞)에 헛스윙했고, 2구째 몸쪽 바짝 붙는 직구(149㎞)에 황급히 엉덩이를 뒤로 뺐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도 몸쪽으로 직구(149㎞)가 들어오자 이승엽은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방망이가 부러지는 바람에 타구는 힘없는 2루수 앞 뜬공이 되고 말았다.

백 해설위원은 “이승엽이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배팅 타이밍과 리듬이 좋았다. 첫 복귀전이라 부담이 됐을 것이다. 오늘 팀이 졌으면 더 부담됐겠지만 이겨서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9회 1사 만루에서 대타 다니가 끝내기 중전 적시타를 쳐 3-2로 이겼다. 백 해설위원은 “4회 밀어 쳐 홈런성 파울이 된 타구는 완벽한 스윙이었다. 어려운 공을 잘 쳤다. 공을 보고 고르는 자세가 좋았다. 80점 정도 주겠다”고 평가했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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