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대선 D-100] 4년 전 대선 때도 변수였던 부동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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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4년 전인 2004년 7월 23일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공화당 후보였던 부시(45%)를 3%포인트 앞섰다.

케리는 8월 전당대회까지도 부시에게 근소한 우위를 유지했으나 최종 승리는 대선 당일 오하이오 등 부동주(지지자가 확고한 주)를 차지한 부시에게 돌아갔다. 당시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했다는 응답자는 93%, 그러지 않은 부동층은 7%로 집계됐다. 그러나 4년 뒤인 23일 라스무센 조사에선 오바마 또는 매케인을 선택했다는 응답자는 87%였으며, 부동층은 13%로 늘어났다. 부동층이 이같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지지율 추이는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수는 투표율과 인종 문제다. 오바마가 매케인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북부 공업지역에서 젊은 층과 흑인들의 투표율이 높으면 오바마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의 경우에는 매케인에게 유리하다. 인종 문제가 불거지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백인들이 결집해 매케인에게 몰표를 던지고, 오바마가 패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3억 미국 인구 중 백인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기독교도의 다수를 차지하는 복음주의자들의 표심 및 테러 발생 가능성 등도 변수로 꼽힌다. 두 사람은 이르면 1~2주 안에 부통령 후보를 지명한 뒤 8월 말(민주당)과 9월 초(공화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지지율 급등효과(Bounce)를 극대화하고, 11월 4일 대선까지 전략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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