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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주변에 녹지광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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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사방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는 흥인지문(동대문) 주변(上)이 녹지광장(下)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이에 따라 동·남측 2개 교차로는 없어지고 일대 교통체계가 변경된다.

 4차선 도로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섬처럼 고립된 보물1호 흥인지문(동대문)이 녹지 광장을 갖춘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42억원을 들여 흥인지문 주변 6400㎡에 녹지광장을 만드는 공사를 10월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화재로 소실되기 전 숭례문처럼 시민들의 접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시는 흥인지문 녹지광장을 청계광장처럼 거리 예술가들의 노래·연주 등이 펼쳐지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도로 모양에 맞춰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광장은 중앙에 잔디가 깔리고 소나무 59그루를 포함해 키 큰 나무 65그루가 세워져 한여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광장의 가장자리에는 화강석으로 포장된 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광장 조성 공사에 따라 흥인지문과 동대문호텔 사이의 왕복 4차로는 다음달 7일 오전 4시부터 폐쇄된다. 흥인문로에서 왕산로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량은 흥인문로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도록 하고, 왕산로에서 흥인문로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차량은 동묘 앞(숭인동) 교차로나 종로5가 교차로로 우회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문화재 안전 대책도 마련됐다. 서울시 이충세 문화재과장은 “종로구와 함께 흥인지문 방호·방재 시설 설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흥인지문 주변은=흥인지문 주변은 지대가 낮아 서울의 물이 빠지는 지역으로 예부터 그리 번화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추측이다. 18세기 중반 훈련도감(지금의 수도방위사령부 격)의 분영(分營)인 하도감이 설치돼 낮은 신분의 군인들이 주로 살던 마을로 자리 잡았다. 1881년엔 조선 최초의 신식 군대인 별기군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곳이 번화하게 된 때는 1925년 일제가 지금 철거 중인 동대문운동장 터에 훈련원 공원과 경성운동장을 세우면서부터. 1925년 5월 30일 경성일보가 “경성운동장이 완공되면 고시엔(甲子圓)에 이어 일본에서 둘째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경기장이 된다”고 보도했을 정도였다.

최선욱 기자·남희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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