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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르포>24.성주.고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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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북 성주-고령서 참외.딸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유권자 4만1천여명의 성주는 참외,2만8천여명의 고령은 딸기로 전국적명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무소속 5명 등 9명의 후보가 「난전(亂戰)」을 벌이며 농어촌발전을 핵심테마로 ■ 고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신한국당 성주-고령 지구당 대회장 앞에는 50여명의 딸기재배 농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예고없는 정전으로 비닐하우스 딸기가 얼어죽어 50여억원의 손해를 보았으니 한전이나 여당에서 책임지라는 요구였다.이 지역에서 특수작물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선진 영농기법을 도입하고 가격을 안정시켜 농민의 소득을 향상시키겠습니다』(무소속 金鍾基후보).『특수농업전문대학을 설립하고 농촌살리기 운동을 적극 펴 나가겠습니다』(자민련 宋寅植후보). 이렇게 후보들은 제각각 「농촌살리기」의 적임자라고 외친다.까다로운 농민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요리사들의 메뉴전쟁인 셈이다. 현재까지 선거전에서 우위를 보이는 후보는 참치회사(사조산업)사장출신인 신한국당 주진우(朱鎭旴)후보.『자력으로 국제적인 규모의 수산회사를 키운 농.수.축산업 전문가인 나에게 이지역발전을 맡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쌓은 경험을 이제는 고향을 위해 사용할 때』라고 정치입문이유를 밝히고 있다.
커다란 참치옆에서 「이 놈으로 세계를 제패하겠습니다」고 다짐하는 CF로 얼굴이 꽤 알려진 朱후보는 요즘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항상 둘러메고 다닌다.만나는 아이나 노인마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주며 「귀엽다」,「건강하시다」를 반복한다.
4천장을 찍었는데 1만장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재정경제원 예산실 사무관 이상 고위직 80명중 53명이 경기고나 서울대 동문이라는 점을 들며 지역 예산확보는 자신에게 맡기라고 장담하고 있다.
초대 도의원 선거와 14대에서 낙선한 김창문(金昌文)민주당 후보는 지역 경.조사와 지역의 대표적인 문중을 순회하며 다진 지역연고가 강점.고령지역의 간판주자임을 강조하며 50대이상 장.노년층의 동정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국구 한번을 포함해 4선을 지낸 무소속 김종기후보도 국회 농림수산위원장을 맡으면서 겨울 영농자금을 신설하고 낙동강 제방공사 등을 추진한 업적을 내세우며 『5선의원 탄생시켜 지역발전앞당기자』고 역설한다.11대 전국구의원을 지낸 무소속 이윤기(李潤基)후보는 문중표를 배경으로,신문기자출신 자민련 宋후보는 이 지역 농촌살리기 운동 본부장을 지낸 경력을 무기로 농심(農心)달래기 대회의 열기를 후끈 달게한다.
골프장과 쓰레기 매립지 설치 계획을 둘러싸고 성주-고령간 지역감정도 만만치 않아 막판 득표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성주=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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