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空 압박에 대만 臨戰태세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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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국 남동부 항구 산터우(汕頭)에 사는 외국인들은 중국의 해.공군 실탄훈련이 시작된 12일 새벽 고막이 터질듯한 전투기굉음에 잠을 깼다고 말했다.
현지 외국인들은 전화통화를 통해 『전투기 출격 때문에 국내외를 오가는 많은 노선의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외국인은 『산터우 공항에 20여대의 미그기와 수호이-27기가 배치돼 있는 것을 목격했으며 많은 군 병력과 약50기의 미사일이 배편으로 샤먼(廈門)항으로 향하는 광경을 보았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민주주의의 미명아래 부패한 정부를 이끌고 있다는 신화(新華)통신의 비평을 모두 게재,李총통에 대한 인신 공격을 일제히 퍼부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중국의 발사 미사일 4기중 1기 이상은 대만 영해 위를 통과했다고 지적한 사실이 알려지자 대만은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
최전선 진먼(金門)섬 주둔군은 12일 오전부터 중무장한 채 각 진지에 배치돼 「반전투(半戰鬪)」상태에 돌입했으며 11일엔포격에 방해가 될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등 만반의 전쟁준비상태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중국 전투기들이 중.대만 경계선과 같은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할 것인지,중국 군함들이 대만 외곽 섬의수비대 포사격거리에 접근할 것인지 집중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날씨가 좋지 않아 아직 전함들이 훈련 지역에 진입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통 선거를 앞둔 각 후보 진영은 중국 군사훈련을 자신들의득표에 최대한 연결하기 위해 안간힘.李총통의 국민당(國民黨)은12일 식목일을 맞아 전국적인 「민주묘목」심기운동을 개최,5만여 그루의 묘목을 공짜로 시민들에게 나눠주면서 중국을 성토.
최대 야당인 민진당(民進黨)의 스밍더(施明德)주석은 이날 중국군의 미사일이 떨어졌던 지룽(基隆)북부 해역으로 배를 타고 나가 중국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가졌다.
[타이베이=유상철 특파원] …윌리엄 페리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지 않고 문제를 비군사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 행정부는 중국의 대만 공격때 미국이 개입할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는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미 뉴욕 타임스지는 12일 중국이 매우 위험스러울 정도의 공개적인 국제 테러리즘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미사일 협박과 봉쇄위협을 유엔에 상정,논의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이 신문은 미국이 중국의 대 만 위협문제등을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의 도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청은 양안간 위기를 우려,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군사적 충돌과 관련한 비상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한 대변인이 해명.
이 대변인은 홍콩 정청이 비상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에 대해 『우리는 이번 사태를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비상조치를 준비하라는 요청은 없었다』고 설명.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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