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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칼럼>ASEM회의장 일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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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열 곳이 마땅치 않다.그 동안 수없이 외쳐온 세계화가 무색하게 쓸만한 국제회의장이 없다는 것이다.앞으로 4년,준비를 서둘러야 하지만 우선 적지(適地)를 고르는게 순서다.
25개국 정상들이 모일 고급시설,또 1만명쯤 들어가는 회의장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 최대다.더구나 호텔.전시장.관광.쇼핑 등 관련시설까지 생각하면 웬만한 도시건설과도 다를 바 없다.여기다 세계 선진도시들과 직접 위성으로 연결되는 첨 단정보단지까지 갖춘 시설이라면 얘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회의장 입지가 그대로 국토의 중심이고, 21세기 세계화 거점으로 굳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장기적인 국토경영의 관점에서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번결정이 바로 「정부의 21세기 국토관」을 나타내 는 것이라며 과거의 판에 박힌 국토개발 투자행태가 어떻게 바뀌는지 주시하고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돈이 적게 드는 곳을 고를 것인가,아니면 바람직한 국토구조를 위해 서울 아닌 다른 곳에 한번 투자해 볼 것인가.
이번 입지 결정으로 「지방을 보는 정부의 눈」이 먼저 판가름난다.지방도시가 이번 회의장을 차지하는건 아무래도 무리다.그렇다고 『좋은건 모두 수도권,혐오시설만 지방이냐』는 지방도시들의항변을 막무가내로 무시하기도 어렵다.뭔가 반대급 부를 정부가 생각한다면 21세기 국토는 균형개발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수도권내 도시들을 보는 정부의 시각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정부가 서울을 「돈을 들일수록 비효율.낭비가 더해지는 도시」로본다면 서울 입지는 당연히 불가능해진다.「88올림픽」에 이은 또 한번의 서울집중투자가 1극(極)집중을 더 가 속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만 해도 서울 입지는 예전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정부가 서울을 고른다면 「당장 투자도 쉽고 효과도 빠른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분산된 집중」형태로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언젠가 해결해야 할 서울집중을 정부가 나서서 조장하는데는 물론 반대가 많다.그래서 서울보다 주변 신도시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의외로 많다.그중에서도 일산(一山)은 서울과 교통도 수월하고,공항도 가깝고,우리나라 최대의 인공호수도 있고,통일동산도있다는 등의 이유로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남북통일 후에도 국토의 중심이 되기에 지리적으로 무리가 없다.한편으론 또 그동안의 빚을 갚는 차원도 되는 일산은 확실히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하는 「대안입지」임에 틀림없다.
음성직 전문위원 工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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