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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거리 베이징- 톈진 30분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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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이징과 톈진의 통합이 가속되고 보하이(渤海)만 경제권의 발전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앞서 22일 베이징에 주재하는 주요국의 언론사 특파원들을 초청해 시승식을 했다.

중국 톈진(天津)역에서 22일 역무원들이 베이징~톈진 간 ‘징진(京津)고속철’ 열차 외부를 청소하고 있다(左). 이날 주요국 언론사 특파원들이 시승한 고속열차 내부 전광판에 시속 328㎞로 달리고 있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다(右). 최고 시속 350㎞로 달릴 수 있는 CRH3형 허셰(和諧)호 고속철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다음달 1일 정식 개통한다. [베이징·톈진 AP=연합뉴스]

◇베이징 남역 마무리 공사=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 남쪽에 자리한 베이징 남역. 왕조시대에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단(天壇)을 본뜬 거대한 원형 지붕이 웅자를 드러냈다.

지상 2층, 지하 3층인 남역의 대지면적은 서울역 신청사의 두 배를 넘는 49만9200㎡(건평 31만㎡).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베이징 서역 다음으로 크다.

2년6개월간의 공사 끝에 대부분 공정이 끝났고 내부 인테리어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역사는 첨단 시설을 두루 갖췄다.

항공기 탑승 때와 같은 안전 검사 설비가 있고, 지붕에는 태양전지를 설치해 냉난방을 해결하도록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징진 고속철은 2005년 7월 착공해 총 200억 위안(약 3조원)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다.

이달 1일부터 시운전을 계속해온 고속철이 이날 오전 9시34분 베이징 남역을 빠져나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조화 사회’ 철학을 담아 ‘허셰(和諧)호’로 명명됐다. 불과 5분여 만에 시속 200㎞를 넘어서더니 10분쯤 뒤 “열차가 최고 속도인 시속 350㎞에 도달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동승한 장수광(張曙光) 중국 철도부 운수국장은 “상업 운행 속도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속철을 타고 있다”며 “프랑스 테제베(TGV)의 최고 속도 기록을 돌파했고, 시험 운행 과정에서 최고 시속 394㎞를 넘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CRH3형 허셰호는 독일 지멘스가 3량을 만들었을 뿐 나머지 57량은 탕산(唐山)에서 중국기업이 자체 제작했다”며 “초기에 독일 지멘스와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의 기술 협조를 받았지만 설계 등 핵심 기술은 중국 자체 기술”이라고 밝혔다. 허셰호는 한국의 KTX(시속 300㎞)보다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객차 폭이 넓어 여유 공간이 충분했고 소음이 적어 쾌적했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열차는 영화 ‘붉은 수수밭’을 연상케 하는 허베이(河北) 평원의 옥수수 밭을 쏜살같이 내달리더니 30분 만에 톈진 남역에 도착했다.

◇베이징- 톈진 통합 촉진=고속철 요금은 일반석 기준으로 60위안(약 9000원)으로 책정됐다. 1등석도 70위안으로 통제됐다. 요금이 너무 싸 적자 운행이 불 보듯했다.

철도 당국자는 “사회주의 국가라 요금을 높게 책정할 수 없다”며 “몇 년이 지나야 적자에서 벗어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철도부는 다음 달 1일부터 하루 60회 왕복 운행할 예정이다. 승객이 급증하면 하루 최대 100편도 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베이징과 톈진의 기존 열차는 1시간30분 걸리고 2개의 고속도로는 정체가 심해 3시간 정도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고속철이 정식 개통되면 베이징과 톈진의 실질적 통합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고향인 톈진 빈하이(濱海) 신공업지구를 ‘제2의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으로 육성하고 있어 베이징과 톈진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톈진=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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