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전동 페달 … 작은 바퀴 … 유행도 함께 달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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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샤넬·구찌·아르마니·폴 스미스 등 고가 브랜드에서 줄줄이 자전거를 출시하고 있다. 린지 로한, 톰 크루즈, 앤절리나 졸리 같은 해외 스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 잇따라 공개되면서 명품 자전거 시장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지금이 바로 자전거에 올라타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그렇다면 스타일을 뽐낼 수 있는 자전거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자전거 동호인들은 최근 가장 크게 유행하고 있는 자전거로 ‘미니 벨로’와 전동 자전거를 꼽는다.

이여영 기자, 남윤서(서울대 국어교육4년)·최은원(성균관대 영문3년) 인턴기자

편리함까지 갖춘 전동 자전거

‘전동 하이브리드 자전거’(이하 전동 자전거)는 전기를 이용해 움직인다. 한번 충전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린다. 한번 충전하면 평균 시속 25㎞ 정도로 약 40㎞를 달릴 수 있다. 충전 방식도 매우 간단하다. 집안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하듯 배터리를 꺼내 충전기에 꽂으면 된다. 한번 충전하는 데 드는 전기료가 약 100원, 한 달에 1000원 남짓 든다. 전동 자전거 동호회 ‘전동 월드’의 운영자 최광민씨는 “자동차 유류비가 한 달에 5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충전비가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고 주장한다.

최씨는 미국에서 처음 전동 자전거를 접한 뒤 그 매력에 빠져 국내 최초로 전동 자전거 동호회를 만들었다. 그는 “전동 자전거는 리튬 배터리를 쓰는 것이 보통 150만원 선으로 일반 자전거보다 4~5배 비싸기는 하다. 하지만 자동차에 비하면 가격이 싸고 유지비도 훨씬 덜 든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납 배터리를 쓰는 30만~50만원대의 전동 자전거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배터리 자체가 워낙 무겁고 배터리 수명도 짧기 때문에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동 자전거는 미니 벨로에 비하면 사이즈가 큰 편이다. 귀엽게 잘빠진 미니 벨로에 비해 투박해 보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디자인과 색상이 다양한 야마하의 전동 자전거인 CITY-X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타이어의 크기를 줄여 구동력을 높인 대신 색상이 다양하고 디자인이 깔끔해 요즘은 직장인들이 출퇴근용으로 선호한다. 수입 초기 높은 가격대 때문에 50~60대가 주로 레저용으로 구입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야마하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etbike 남호진 영업과장은 “매출이 지난해 대비 5배나 늘어 대리점을 전국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미니 벨로

미니 벨로는 말 그대로 작은 자전거다. 자전거를 뜻하는 프랑스어 ‘velo’에 영어 ‘mini’가 합성됐다. 바퀴의 지름이 51cm이하인 작은 자전거를 말한다. 미니 벨로라고 다 접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미니 벨로는 접을 수 있는 ‘폴딩형’이다.

바퀴가 작기 때문에 큰 바퀴가 달린 자전거에 비해 세 배쯤 더 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페달에 연결돼 바퀴를 돌려주는 크랭크가 보통 자전거보다 더 커 한 번 돌릴 때 바퀴가 여러 번 돈다. 다만 속도는 사이클 형태의 로드 바이크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로드 바이크처럼 얇은 두께의 바퀴를 단 미니 벨로가 나와서 상당히 빠른 속도를 내기도 한다. 체력만 좋다면 시속 25㎞ 정도도 무리 없이 낼 수 있다.

미니 벨로 중 가격 대비 성능과 디자인으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가 영국 스트라이다다(22면 기사 참조). 이외에도 고가인 200만원 전후의 영국 브롬튼도 인기다.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에서 도색을 해 색상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브롬튼은 접었을 때의 크기가 세계 최소다. 휴대성을 극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미니 벨로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의 다혼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을 선보여 개성이 강한 젊은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트라이다를 수입하는 ‘산바다 자전거’의 이상호 차장은 “저렴한 생활형 자전거보다는 예쁜 자전거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학생에서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매니어를 위한 맞춤형 명품

자전거 매니어들은 조립이나 명품 자전거를 찾는 경우가 많다. 조립은 자신이 원하는 부품을 조합해서 나만의 바이크를 만드는 것이다. 보통 조립 자전거는 400만원 선에서 시작한다. 개별 부품 값이 비싸서다. 명품 자전거는 주로 미니 벨로 형태다.

알렉스 몰튼은 ‘미니 벨로의 하이엔드(최상품)’라 불린다. 수공예 용접과 독특한 서스펜션(충격 완화 장치), 그리고 아름다운 구조로 승차감에서도 따라올 자전거가 없다는 평이다. 홍은택 네이버 부사장의 저서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에 등장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가격은 600만원대에서 2000만원대로 다소 부담스러운 편이다.

여성 매니어들은 이탈리아 수제 자전거 브랜드인 아비치를 선호한다. 색감이 화려하고 아담한 바구니가 달려 있어서다. 체인이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아 옷에 끼거나 기름때가 묻을 염려가 없다.

덴마크의 트리오바이크는 유모차 기능을 더할 수 있어 아이가 있는 가정에 좋다. 어린이 두 명을 태울 수 있는 캐리어는 평상시 짐을 실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자전거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 디자인이라 높은 가격(550만원)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자전거 매니어를 위한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인 르벨로의 구재훈씨는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면 대중적인 영국의 파슐리와 최고가 브랜드인 알렉스 몰튼이 합작해 만든 파슐리 몰튼이 괜찮다”고 추천했다. 파슐리 몰튼의 가격은 260만원대에서 시작한다.

내 몸에 맞는 자전거 고르기

자전거를 사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생각할 점은 자전거라고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자전거 브랜드는 자동차보다 수백 배나 많다. 게다가 생소한 자전거 용어 때문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초보자는 값을 조금 더 치르더라도 인터넷보다 자전거 숍에 가서 직접 고르는 것이 낫다. 지갑을 챙기기 전에 아래의 다섯 가지 원칙부터 마음에 새기고 집을 나서자.

1.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라

출근용이라면 도시형 바이크로 알맞은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적당하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함께 이용하거나 휴대성을 중시한다면 접이식 미니 벨로를 선택해야 한다. 레저용으로는 잘 닦인 도로에서 최고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로드 자전거, 험한 길도 잘 달리는 MTB가 있다.  

2. 용도만큼 취향도 중요하다

처음에 미니 벨로에 빠졌는데, 실제로 타다 보면 생활형 MTB가 알맞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용도만큼 취향도 중시해야 한다. 미니 벨로는 큰 자전거보다 속도나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예쁜 디자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자전거도 패션 상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3. ‘신상’에 얽매이지 마라

자전거도 매년 디자인과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신상품이 나온다. 하지만 기본적인 프레임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미세한 변화가 대부분이다. 마음에 드는 모델을 찾았다면 그 모델의 구형 모델을 찾아보라.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4. 안전한 자전거를 골라라

자전거는 여러 부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각 부품이 믿을 수 있는 것인지 따져 봐야 한다. 하지만 초보는 부품 이름조차 알기 어렵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 자주 거론되는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5. 자전거를 산 것으로 끝이 아니다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액세서리가 있다. 먼저 자전거 앞, 뒤에 라이트를 달아야 한다. 어두울 때 자신의 위치를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는 용도다. 안전을 위한 헬멧과 장갑도 장만해야 한다.

남윤서 인턴기자(서울대 국어교육 4년)(baron0329@gmail.com)

동호회 / 카페 현황

▶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http://cafe.naver.com/bikecity.cafe)

▶ 발바리-두 발과 두 바퀴로 다니는 떼거리

(http://bike.jinbo.net)

▶도로싸이클 동호회(www.corearoadbike.com)

▶와일드바이크(www.wildbike.co.kr)

▶스트라이다 동호회(http://cafe.naver.com/strida.cafe)

▶산악자전거 동호회(http://cafe.naver.com/mtb01.cafe)

▶아마추어자전거여행(http://cafe.daum.net/dongali)

▶자전거21(www.pabl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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