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욕 먹지 않고 충고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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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조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신의 의견이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면 매우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훌륭한 조언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하지만, 잘못된 충고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아무리 훌륭한 조언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예의바르게 조언한다면 상대방도 무척 고마워할 것이고 당신에 대한 존경과 신뢰감을 갖게 될 것이다. 조언의 내용이 아무리 옳고 유용한 것이라도 전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역효과만 낼뿐이다.“그래 당신 잘났어”또는 “당신이나 잘 해”라는 대답만 돌아오게 마련이다. 남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조언을 하는 방법.

1. 터놓고 말하게 하자

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뭔가 할 말이 며칠간 머릿 속에 맴돌던 생각을 시원하게 훌훌 털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큰 소리로 떠들면서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생각을 지워버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한 두 개의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속시원하게 다 말하게 한 다음 그 말 가운데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된다. 나같은 경우라면 이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 된다.

2.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모든 상황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전개된다. 어떤 문제에 대해 당신이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다. 가능한 상대방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어라. 무슨 말인지 모를 경우 질문도 하라. 훌륭한 조언자는 훌륭한 경청자다. 그의 말을 많이 들을수록 상대방도 당신의 충고조언을 경청할 것이다. 끝까지 다 들어준 다음 “내 생각을 말해볼까”라고 물어 본다.

3. 쓸데 없이 참견하지 말라

가장 훌륭한 조언은 상대방의 요구가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반대로 최악의 조언은 상대방이 원치도 않는데 괜히 끼어들어 주제 넘게 참견하는 것이다. 남의 속사정도 잘 모르면서 쉽게 판단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도 금물이다.

4. 질문부터 하라

조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는 자칫하다간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거만하거나 성인군자 행세를 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쉽다. 정확한 판단에 의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는 우선 질문부터 하라. 건방지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물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질문은 상대방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딜레마를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제에 대해 잘 몰라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도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질문할 때는 언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등 5W 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질문하라. 질문이 구체적이면 대답도 구체적으로 나온다.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훌륭한 조언은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인식에서 출발한다.

5.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자신이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가정해보라.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에 초래되는 결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라.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의 결과가 별 차이가 없다면 충고가 나쁠 것까지는 없겠지만 별로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당신의 조언을 행동에 옮기기에 불가능해도 마찬가지다.

6. 서두르지 말라

가능하면 모든 가능한 결정에 대해 오랫동안 냉정하게 생각해보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곰곰히 따져보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그렇다. 당신의 조언이 가져올 단기적인 결과와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라. 어떤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그 파급효과가 길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먼 장래를 생각해보라.

7. 공감하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는 감수성을 발휘하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해 공감하게 된다. 그렇더라도 당신이 조언할 때 말 표현에 대해 조심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감정 상태를 무시해선 안된다. 조언은 단순히 논리적 훈련으로 그치지 않는다. 조언을 받고 있는 사람은 복잡한 선택만큼이나 복잡한 감정 상태와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8. 솔직하라

당신의 조언이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면, 그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라. 잘 모르는 문제라면 주제 넘게 나서지 말고 모른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라. 조언의 목표는 어떤 사람을 무모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그가 훌륭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일즈맨처럼 행동하지 말라.

9. 상대방이 조언을 듣지 않아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가 그 조언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가 처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상대방이다.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누구보다 더 원하는 것도 바로 그 사람이다. 당신의 최선이라고 확신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 훌륭한 조언을 묵살하고 스스로 잘못된 결정을 내려도 놀라지 말라. 약간 기분 나쁘더라도 참아라. 최종 결정권은 상대방에게 있다. 결정에 대한 결과를 감수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 참고한 글
-Ross Bonander, “How To Give an Advice”
-www.wikihow.com/Give-People-Advice
-www.whitesmoke.com/how-to-give-professional-advice.html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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