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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개표 방송도 지루한 건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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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늘 오후 6시 총선 투표가 끝나면 온 국민의 눈과 귀는 TV와 라디오의 개표 방송으로 쏠리게 된다. 방송사마다 선거 개표 방송에서 가장 총력을 쏟고 있는 부분은 얼마나 정확히 결과를 예측하느냐다. 특히 2000년 16대 총선에서 TV 방송 3사 모두 제1당을 잘못 맞히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적이 있어 어느 때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개표 방송 내내 어떻게 해야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둘까 하는 아이디어 싸움도 치열하다. 이번 총선은 접전지역과 혼전을 보이는 지역이 워낙 많아 TV 앞을 지키는 시청자들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먼저 KBS는 탤런트 최불암을 비롯해 친근한 이미지의 연예인을 대거 등장시켜 선거 방송의 딱딱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린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미 명문 하버드대와 MIT에 입학 허가를 받아 화제가 된 2002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 금나나가 선관위의 일일 선거 감시단으로 나서 선거 현장을 체험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사이버 캐릭터 여기자인 '공정해'가 등장하는 가상 스튜디오도 눈에 띈다. 공정해는 가상 공간에서 개그맨 박준형과 얘기를 나누며 선거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들려준다.

MBC 개표방송 '선택 2004'는 전국 243개 지역구 개표 상황을 반복 전달하던 과거의 경마중계식 개표방송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관심도가 높은 후보들을 별도로 선정해 그들의 득표 현황과 당락 예측을 중점적으로 보도해 시청자의 지루함을 덜겠다는 것이다. 3D 그래픽으로 꾸며지는 가상 스튜디오도 이전 선거방송보다 한 차원 높은 영상으로 단장했다.

메인 세트와 가상 스튜디오를 별도로 두지 않고 일체화한 SBS의 '국민의 선택'은 시간대별로 '초관심 지역을 가다''당선자를 예측한다'등으로 섹션화를 시도한다.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 뉴스채널도 개표 방송을 준비 중이다. MBN은 개표 상황을 전하는 중심 화면 바깥에 L자형 정보 바(bar)를 만들어 세 가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화면이 특색이다. 화면 오른쪽에는 정당별 1위 현황과 비례대표 당선자 현황, 아래쪽에는 243개 지역구에서 1,2위를 달리는 후보들의 득표수와 득표율을 보여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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