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온 '스캣창법' 팝스타 스캣맨 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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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삐빱빠 빠랍빠.』스캣 창법을 댄스리듬의 랩에 응용한 기발한창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캣맨 존(53)이 국내방송 출연을 위해 서울에 왔다.그는 4일 오후 내한 기자회견에서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는 언어장애와 알콜중독등 ■ 련을 극복하고 팝스타로 대성하기까지의 인생역정을 털어놓았다.
『어릴 때부터 심하게 말을 더듬어 의사소통에 지장이 많았죠.
당연히 열등감에 시달리다보니 사람 대하기를 꺼리게 됐죠.하지만노래부를 때만은 전혀 말을 더듬지 않았어요.』 말더듬이 소년 존의 유일한 즐거움은 피아노를 벗삼아 노래 부르기.대학졸업과 함께 캘리포니아지역에서 재즈 피아니스트로 데뷔했고 89년부터 뉴욕에 진출,찰리 파커와 존 콜트레인의 고전들을 연주했다.오랜무명의 설움으로 한동안 중증의 알콜중독에 시달리기도 했다.지난해 재즈에서 팝으로 방향을 선회,발표한 늦깎이 데뷔음반 『스캣맨의 세계』는 유럽과 일본등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그의 창법을 모방한 가요가 발표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특히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말더듬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죠.조물주는 누구에게나 한가지씩의 약점들을 주었습니다.이를 극복해서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거죠.』 기자회견장에서도 그는 여전히 말을 더듬었다.그러나자신의 장애를 이겨내고 대스타로 거듭난 그에게서 열등감과 대인기피증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세계언어장애자협회 회원인 그는 음반판매수입의 일부를 말더듬이 교정을 위한 기금으로 희 사하기도 했다.
루이 암스트롱이나 엘라 피츠제럴드등 재즈 가수들의 노래에서 들을 수 있는 스캣창법은 『다디다다』등 무의미한 혀놀림으로 악기흉내를 내는 것을 말한다.스캣맨은 이를 빠른 댄스리듬에 맞춰보통사람은 흉내내기도 힘든 「스캣랩」을 개발해냈 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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