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공천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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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가 3일 공천을 마쳤다.2백53개 지역구 가운데 2백18개 지역에 공천자를 발표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공천자들을 『총선 승리를 위한 최선의카드들』이라고 강조했다.호남에서도 정보.통신 전문가인 정호선(鄭鎬宣.나주)교수,김성곤(金星坤.여천)원광대교수,박찬주(朴燦柱.화순-보성)변호사,정동영(鄭東泳.전주 덕진)전 MBC앵커등 전문직으로 교체했다고 강조했다.전체 2백18명 가운데 전문직 출신이 92명으로 4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30~40대가 2백18명 가운데 91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세대교체에 맞서 국회의원 후보를 연소화하려는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노(老)-장(壯)-청(靑)결합론을 보여주려는노력이다.
특히 평택갑에 이미경(李美慶)후보를 추가 공천함으로써 지역구에 모두 5명의 여성을 공천,4당 가운데 가장 많은 후보를 냈다. 한 당직자는 『물갈이는 총재의 의지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해 사실상 金총재의 결정임을 시사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호남 물갈이다.철저한 지역성에 기초한 투표성향을 감안할 때 이 지역 공천은 당선과 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호남 물갈이는 다음 국회에 진출할 의원들의 교체를 의미한다.
金총재는 호남의원들에게 황색바람을 업고 다선(多選)됐으면서도노력하지 않아 지역구에서 교체여론이 높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실제로 광주의 6개 지역구 가운데 5명,전북의 14개 지역구 가운데 7명,전남 17개 지역구 가운데 8명만 재공천함으로써 46%를 교체한 셈이다.
朴대변인은 현지여론조사,의정활동,충성도,창당과정에서의 문제등을 따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여론조사가 金총재의 측근들이 한 것이어서 결국 충성도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체된 의원들도 金총재가 은퇴해 있을 당시 민주당에 잔류한 김원기(金元基)의원이나 김상현(金相賢)의원을 따라 「김심(金心.金총재의 뜻)」을 거스른 사람들이다.총선이후의 대권몰이를 의식한 것이다.
이밖에 뇌물 사건과 관련된 신순범(愼順範).최낙도(崔洛道)의원과 신병으로 공천신청을 포기한 이희천(李熙天)의원이 물갈이됐다. 그러나 김인곤(金仁坤)의원은 뇌물이 개인 치부(致富)가 아니라 당을 위해 썼다는 이유로 구제됐다.
그러나 낙천의원들은 공천 결과를 金총재의 독단이라고 비난하며항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이들이 거세게 나설 경우 표를 분산,호남권 이변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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