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국면 진입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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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의 소비 위축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최근 4주간 휘발유 소비는 하루 평균 930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줄었다.

원유 재고도 늘었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2억9689만 배럴로 한 주 전보다 295만 배럴 증가했다. 시장에선 당초 200만~3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에너지 시큐리티 어낼리시스의 석유시장 담당자인 릭 뮐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자료 어디를 봐도 유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대표도 “거시경제 악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유가 하락을 점치긴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시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팀 에번스는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가 이번 하락을 선물 매수를 늘리는 데 이용할지, 아니면 시장에서 빠져나갈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말했다. 최근 쏟아지는 유가 하락 전망은 그간 고유가로 피해를 본 쪽에서 내놓는 희망사항이란 견해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이란 사태다. 일단 미국 국무부 윌리엄 번스 차관이 이번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과 이란 간의 협상에 참여키로 하면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가능성은 다소 줄었다. MF글로벌의 존 킬더프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가 지정학적 불안 때문에 오른 부분을 상당부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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