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한번 내고 여러번 승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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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의 한 학생이 ‘무료 환승카드’로 시내버스를 타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 김해 장유신도시에서 시내 외동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이상수(43)씨는 2년째 자가용을 타지 않고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씨는 아파트 앞에서 장유신도시를 순환하는 25번 버스를 타고 장유농협 앞까지 가 21번으로 갈아탄다. 버스종합터미널(외동)에서 7번으로 바꿔 타고 사무실까지 간다.

이씨가 버스를 3번 갈아타지만 1회 요금인 760원만 낸다. 소요시간은 50분쯤 걸린다.

이씨는 "자가용보다 20여분쯤 더 걸리지만 요금이 싼 데다 주차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김해시가 전국에서 첫 도입한 시내버스 무료 환승제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고있다.

이 제도는 시와 농협이 발행한 그린카드 이용시 1시간 내 시내버스를 여러 번 바꿔 타고도 요금은 한번밖에 내지 않는 것이다.

카드가 첫 승차 시간을 입력했다가 최종 이용시간이 1시간 이내면 1회 요금만 계산하도록 돼 있다.

시행 첫달인 2002년 1월 3만1382명이었으나 지난해 12월 8만6142명으로 2.7배쯤 불어났다. 뿐만 아니라 벤치마킹하려는 전국 자치단체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시는 이 제도 도입과 함께 ▶빙빙 도는 노선의 직선화▶배차 간격 단축▶버스 증차 등을 동시에 추진했었다.

승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토록 하면서 버스 추가 요금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렇게 하자 전체 35개 노선 중 읍.면 등 농촌 지역을 오가는 24개 노선의 평균 배차 간격이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짧아졌다.

농촌지역 운행횟수가 하루 평균 6회에서 9~10회로 늘어났다. 시내 중심가 노선도 간선도로만 운행토록 노선을 바꿔 배차간격이 10분에서 6분으로 단축됐다.

시내버스 숫자도 120대에서 160대로 늘렸다. 무료 환승제로 인한 버스 회사의 손실분 월 5000여 만원은 시 예산으로 버스회사에 지원해 준다.

김해시 안종현 대중교통담당은 "환승 때 버스 추가 요금을 없애고 버스 회사 손실분을 지원해 주니 승객과 버스회사 양측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12일부터 장유신도시를 오가는 택시의 복합 할증제를 없앴다. 50% 할증요금이 없어지고 미터기 요금으로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요금이 1만1000원에서 7000원선 으로 줄어들었다.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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