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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북자 총격 사망說에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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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2일 몽골 국경. 중국에서 외몽고 국경선으로 접근하던 탈북자들에게 총격이 가해졌다. 그 자리에서 탈북자 한 명이 쓰러졌다. 중국 측 초소 군인들이 쏜 총격이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 선교회 측이 주장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숨어지내던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어 제3국으로 탈출하다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경우는 없다고 정부 당국은 밝혔다. 반면 두리하나 측은 2일 총격 사망은 중국의 소식통 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총격 주장의 사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 라인을 통해 중국.몽골 등에 진위를 묻고 있다. 사실로 드러난다면 외교 문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리하나 선교회는 총격을 받은 탈북자 일행 24명 중 여성 등 17명은 현장에서 바로 체포돼 군 부대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명은 20~30대의 젊은 남성들이어서 몽골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중국 동북부 지역인 이곳의 국경은 사막지대로 철조망이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탈북자들의 국경을 넘기가 수월하다. 북한~중국 동북3성 지역~몽골 루트는 최근 수년간 탈북자들이 가장 자주 이용해온 제3국 입국 행로라고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전했다.

베이징 등의 각국 재외공관에 대한 경비가 강화돼 진입이 어려워진 때문이다. 몽골이 탈북자들의 한국행에 협조적인 데다 대다수 탈북자들이 은거하는 동북3성에서 가깝다는 점도 몽골 국경을 택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원단체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은 몽골 국경 지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하나 선교회에 따르면 지난달 3월 21일부터 이달 2일까지만 해도 60여명 탈북자들이 몽골 국경에서 중국 군인들에게 체포됐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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