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징용 한인 추모비 이렇게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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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중앙일보가 3.1절을 맞아 해저 추모비를 건립하는 것은 사이판을 비롯한 남태평양을 찾는 신혼부부나 관광객들이 지난날의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한세기에 이르는 현대사의 질곡을 극복하자는 뜻에서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11월부터 남태평양일대의 역사발굴 취재에 나선 결과 생존 징용자들의 증언을 통해 최소 수천명의 한국인들이 일제에 의해 징용.정신대등으로 끌려가는 과정에서 수중고혼이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난 1월 사이판 정부로부터 추모비건립을 위한 허가를 정식으로 받았다.
추모비가 세워지는 곳(북위 15도13분59초,동경 145도43분15초)은 사이판에서 마나가하섬으로 가는 길목이다.이곳에는길이 40의 일본 수송선이 침몰한채 반세기가 흐른 지금에도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수심은 12 .바닥이 유리로 된 유람선이나 반잠수선.잠수정 등으로 둘러볼 수 있는 해저관광코스이기도 하다.
추모비는 우리 강토에서 채취한 애석(艾石)에 「한국인 희생자추모비」란 비문을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한글과 영문으로 새겨넣었다.애석은 일명 해석(海石)이라고도 하는데 염분에 강해 영구보존이 가능하다.무게 1.8의 추모비는 항공기로 수송된뒤 현지해역에서 항만공사를 진행중인 삼성물산(건설부문)의 준설선에 실려 건립지점으로 운반된다.
중앙일보는 추모비 건립과 함께 지난 79년 설치된 한국인위령탑 공원내에서 추모제를 갖고 추모비 건립지점등을 명기한 표석을별도로 설치한다.한편 추모비의 수중제막을 위해 스쿠버다이버 동호인인 송경철(한국 TV방송연기자협회장).현석씨 등 10여명이자원봉사로 나섰으며 인기탤런트 김미숙씨가 추모시를 낭송한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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