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내각제로 끝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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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내각제를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으로 논거를 풀어 나갔다.

서울대 정종섭 교수는 “한국에서 대통령제는 이제 기능을 다했다”고 단정했다. “대통령이 앞장서 국민을 이끄는 리더십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대통령제의 승자 독식구조를 문제 삼았다. 그는 “대선이 지역주의를 고착화한다. 대통령 출신 지역에 권력과 돈이 불평등하게 배분되는데 다른 지역에 참으라고 강요하는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1인 독주체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 한 명에 의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좌우된다. 판단이 잘못됐을 경우 지게 되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의원내각제를 지지하는 이유로 정 교수는 ‘책임정치의 구현과 유연성’을 들었다.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돼 책임정치 구현이 쉽다. 국정 운영의 실패에 대한 문책을 바로 물을 수 있어 유연하다. 민의의 제도화가 쉽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의원내각제가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며 “지역주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지역적으로 권력을 분점하고 협력을 꾀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동아일보 김창혁 논설위원도 “의원내각제는 ‘인종적으로, 민족적으로, 이념적으로 분열된 국가에 적합한 권력구조”라고 지지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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