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지주회사 둘로 나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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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오는 7월 복수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한다. 지난해 3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를 만든 LG가 이번에는 지주회사를 제조업과 유통.서비스업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13일 이사회를 열어 회사를 제조업 계열사들을 관장하는 ㈜LG와 유통.서비스업체를 관장하는 ㈜GS홀딩스로 분할키로 결의했다. LG는 다음달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런 지주회사 분할안을 승인받은 뒤 7월 1일자로 ㈜GS홀딩스를 새로 설립한다.

이번 회사 분할은 업종을 전문화해 실적을 높이기 위한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그룹을 공동 창업한 구씨.허씨 가문의 계열분리 포석도 담고 있다.

이번 지주회사 분할은 65(LG)대 35(GS홀딩스)의 비율로 이뤄진다. 따라서 ㈜LG의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LG 65주와 ㈜GS홀딩스 35주를 각각 받게 된다.

이번 결정으로 ㈜LG는 자산 3조9949억원(부채비율 45%)규모로 화학과 전자.정보통신 사업 등을 하는 29개 계열사를 거느리게 된다. ㈜GS홀딩스는 유통.홈쇼핑.정유 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자산 2조1801억원(부채비율 43%)의 회사가 된다.

양대 지주회사의 사옥도 ㈜LG는 기존 여의도 트윈타워로, ㈜GS홀딩스는 LG칼텍스 정유가 있는 강남타워로 정해졌다. ㈜LG가 소유한 ㈜LG스포츠 산하 프로축구단'FC서울'과 LG강남타워는 회사 분할과 함께 ㈜GS홀딩스로 넘어간다.

LG 측은 "GS는 좋은 서비스(Good Service)와 큰 만족(Great Satisfaction)이라는 의미"라며 "옛 브랜드인 금성(Gold Star)을 연상케 하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회사 분리 후에도 지금까지처럼 ㈜LG가 관장하는 계열사들은 구씨 가문이, ㈜GS홀딩스 소속사들은 허씨 일가가 나눠 맡게 된다. 지주회사에 들어와 있지 않은 계열사 중 LG상사는 구씨, LG건설은 허씨 쪽이 맡는다. 따라서 이번 분할은 지난해 구태회.평회.창회 창업고문 일가가 LG전선 그룹을 분리해 나간데 이어 구씨.허씨 가문간 계열분리를 매듭짓기 위한 중간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

LG는 내년 중에는 구씨.허씨 가문의 법적인 계열분리 작업까지 모두 매듭지을 계획이다. 양 가문은 1947년 창업 후 57년간 동업해왔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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