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자금조달‘꽁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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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공모주 청약이 미달 사태를 빚는가 하면 아예 상장을 포기하는 회사도 속출하고 있다. 상장회사의 유·무상증자도 줄었다.

거래소시장에 상장 예정인 전기전자 부품업체 LG이노텍은 15일 일반공모를 마감했으나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한 68만 주에 45만2175주만 청약해 최종 경쟁률이 0.66대 1에 그쳤다. 청약 미달은 지난주 한텍엔지니어링에 이어 올 들어 다섯 번째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14일에는 화풍방직에 이어 외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던 중국계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가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돼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던 흥국도 상장을 철회하는 등 올 들어 6개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다 중도 포기했다.

상장회사의 유·무상증자도 여의치 않다. 16일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사의 유상증자액수는 8조5388억원으로 1년 전보다 7% 줄었다. 유상증자 주식 수는 12% 감소했다. 배정 방식도 절차가 간단한 제3자 배정이 전체의 55%를 차지했고, 일반 공모는 28%에 그쳤다. 무상증자는 28개사 6817만 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회사 수는 10%, 주식 수는 68% 감소했다. 예탁원 이승현 주식권리관리팀장은 “경기 침체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준 데다 증시마저 침체한 상태여서 증자하려는 기업이 줄었다”며 “특히 일반 공모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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