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 주요변수 여성후보들 집중취재-누가 출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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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총선 만큼 각당에서 여성우대를 외치며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경우가 드물다.국제화.세계화등의 구호가 나오면서 자연히 선진국 현상인 여성의 사회참여가 관심으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이번 총선 역시 역대처럼 여성의 국회진출 기회가 그리 넓어지지는 않을 것같다.근본적으로 지역구나 전국구나 후보가 적고 이들이 여의도에 입성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선진국형 정치」라는 구호는 요란해도 아직도 우리 정치판의정당.유권자들은 여성에게 두꺼운 벽으로 버티고 서있다.
4당의 지역구출마자중 여성은 현재 9명정도다.무소속출마 예상자 수명을 합쳐도 10여명에 불과하다.전국구후보로 거론되는 여성도 10명안팎에 머무른다.총 20여명의 금배지희망자중 당선권진입은 지역구 2명안팎등 6~7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4당중 국민회의가 상대적으로 여성쪽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으로 파악된다.국민회의는 김희선(金希宣)전「여성의 전화」대표등이미 5명을 지역구에 공천했고 남편과 함께 공천을 신청한 박남희(朴南姬)경북대 미대교수를 대구수성갑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여성공천이 여성표확보에 도움이 되는지는 별개지만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여성쪽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정희경(鄭喜卿)지도위부의장을 공동선대위의장에 내정하고 전국구당선권(13~15명)의 25%를 여성에게 할당하겠다고 공약할 정 도다.
이에 따라 鄭부의장과 신낙균(申樂均)부총재가 낙점권에 들어있고 지역구(화순)가 보성과 합쳐진 한영애(韓英愛)당무위원이 지역구 공천에서 낙천되면 전국구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신한국당은 인맥뿌리가 깊고 넓은 여당임에도 여성정치는 가물기이를데 없다.13,14대때는 지역구에 아무런 당선자를 내지 못했고 예술계.의학계등에서 수명을 골라 전국구를 할당한 게 전부다. 이번에도 신한국당은 2백53명의 후보중 여성을 한 명(梁慶子.서울도봉갑)밖에 공천하지 못했다.梁씨마저 전국구 2선을 지냈으니 여성신인은 없는 셈이다.총선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너무 치열해 득표력위주로 후보를 고르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13대때 안양에서 출마했던 김정숙(金貞淑)전국구의원은 이번에도 공천을 강력히 희망했으나 좌절됐으며 전국구배려가 검토되고 있다.여성정치문화연구소를 운영하는 金의원은 『집권당이 여성을 홀대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큰 일』이라고 여성후보 빈곤을 걱정했다.
어느 당보다 진보성을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은 어색하게도 지역구 여성출마자가 한 명도 없다.여성정치자원은 재야출신.여성운동가 그룹에 많은데 민주당에 포진하던 전력(戰力)이 국민회의로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강한 보수색채를 띠고 있는 자민련은 지역구에 2명을 내세워 체면을 세웠다.특히 마포갑에 출진한 변호사출신 고순례(高順禮)당부대변인은 「젊은 보수」를 자처해 당이미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자민련은 이와 반대로 전국구후보로 거론되던 김 경오(金璟梧.국내 최초 여류비행사)씨가 최근 탈당해 작은 여난(女難)을 겪기도 했다.
무소속중에는 경주을에 도전하는 임진출(林鎭出)씨가 주목된다.
그는 지난 보궐선거때 신한국당으로 나섰다 실패하는등 그동안 네차례 낙선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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