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평화유지활동 방안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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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군은 북한과의 냉전구도에도 대비해야 하고, 변화하는 평화유지활동(PKO) 등 국제활동에도 참여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14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한국사회학회 공동주관으로 육사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군대사회학 서울대회를 조직위원장으로서 준비한 홍두승(서울대·사진) 교수는 “국제적으로 전통적인 군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군대사회학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는 ‘세계화 시대의 군대와 분쟁 해소’다. 32개국에서 112명의 세계적인 군사사회학자와 국내 학자 200여 명이 참여해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다음은 홍 교수와 일문일답. 한국사회학회장과 군대와 분쟁해소연구회 집행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홍 교수는 올초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이번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계기는.

“60만 명이 넘는 대규모 병력을 보유한 한국은 군사적 긴장지역이면서 징병제와 모병제, 민주적 군대로의 변화, 군에 대한 여성학적 접근 등 복합적인 쟁점이 떠오르는 곳이다.”

-이번 한국 대회의 주요 내용은.

“국제 군사협력, 평화구축 및 유지, 징병제와 모병제, 여성과 국방개혁, 해외파병과 군인가족, 여론과 안보논쟁의 동서 비교, 아시아적 맥락에서 군, 전쟁이 아닌 형태의 군사작전, 평화유지활동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진다.”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지적은?

“이탈리아의 주세페 카포리오 세계군사사회학회장이 ‘비대칭전쟁: 새로운 대칭연구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그에 따르면 최근 비대칭 전쟁과 그것으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약자들이 심지어 자신을 희생하며 상대방(강자)을 공격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그 하나다. 이들은 윤리적 기준 따위는 무시하고 처형 장면을 비롯한 잔인하고 자극적인 내용과 주장을 미디어를 통해 폭로하는 등 정치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특징이 있다. 이런 전략에다 민주적 국가에서 공적인 의견에 대한 민감성, 커뮤니케이션의 발전, 정보사회 기술 등으로 활용해 테러의 기운을 확산하고 중도적인 목소리와 관용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그의 지적은 귀기울일 만 하다.”

-아시아 안보에 대한 중요한 지적은.

“스웨덴 스톡홀름대 마사코 이케가미 교수는 ‘유럽에선 무력 충돌위험이 많이 줄었으나 아시아의 상황은 암울하다’라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 내부 마찰과 권력 투쟁의 위협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한반도와 대만해협에 분쟁의 발화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에선 자원에 대한 중국의 위협까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국방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우리 군은 ‘국방개혁 2020’을 현실에 맞게 손질 중이다. 그러나 첨단전력 보완 등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않고 병력만 줄이면 방위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군이 모든 것을 떠안고 갈 게 아니라 민간영역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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