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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음악 음반.CD출반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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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해 타계한 작곡가 길옥윤씨의 가톨릭복음성가집 마스터테이프가 완성돼 곧 음반으로 출시된다.또 그동안 15곡만 전해 내려오던 불교 영산재(영혼 천도행사)의 짓소리(불법 게송을 길게 읊는 부르기가 복잡한 소리) 53곡이 영산재 전수 자 법현스님에 의해 새로 발견됐다.
「길옥윤 복음성가」는 타종단에 비해 대중적 복음성가 개발이 뒤처진 가톨릭계에 의미있는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이고,영산재(무형문화재 50호)짓소리를 새로 찾은 것은 불교의식음악 전승.복원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세트테이프 시제품으로 나와있는 「길옥윤복음성가」에는 타이틀곡 『영원한 삶』을 비롯,길씨가 투병중 만든 14곡이 담겨있다.길씨의 성가음반이 나오게된 것은 길씨가 임종 직전 평소가까이 지내던 가수 최희준씨에게 부탁해 이뤄진 것으로 제작비는영화배우 김지미씨가 댔다.
노래를 부른 사람들은 가톨릭신자들인 최희준.탤런트 김희애.과거 남성4중창단 쟈니브라더스의 일원이었던 진성만씨 등과 이기헌(서울대교구 교육국장)신부.김영자(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수녀등 6명.
유명연예인들이 가톨릭성가집 제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록된 곡들은 장중한 분위기의 전통 성가와는 달리 대중성이많이 가미돼 일반가요와 흡사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표곡 『영원한 삶』은 길씨가 가톨릭신자였지만 신앙생활을 소홀히 한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영생을 갈구하는 신심을 짙게 불어넣은 분위기가 잘 전달돼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는 평이다.
김지미씨 등은 지난달 김수환추기경을 예방,시제테이프를 전달했다.한편 새로 발견된 짓소리 53곡은 법현스님이 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연구실에서 전통음악 연구보존을 위한 CD복제 작업중 동음집(同音集.스님들이 짓소리를 배울때 소리내는 방 법을 적은 것)분석과정에서 곡목과 가사를 찾아냈다.영산재 짓소리는 68년봉원사에서 거행된 영산재에서 운파.송암.운공스님 등에 의해 11곡이 조사됐고 그후 한만영(서울대)교수와 송암스님에 의해 2곡씩이 더 밝혀져 모두 15곡이 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영산재 기능보유자 송암스님등 원로 어장(魚丈.범패를 가르치는 승려의 존칭)들은 『영산재에 쓰인 짓소리는 72곡 이상이라는 말을 스승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해왔다.
이번에 찾아낸 짓소리는 곡조까지는 알수 없는 것으로 법현스님은 『곡목 발견 자체만도 큰 성과지만 현재 남아있는 소리의 보존상태,곡의 진행형태 등을 분석하고 석문의범 등 책자에 기록돼있는 표시를 종합하면 최소한 몇곡은 복원이 가능 할 것』으로 내다봤다.
법현스님은 송암스님이 보유한 15곡과 새로 찾아낸 곡중 복원되는 것을 합해 구성과 용도별로 분류,이를 CD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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