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馬俑주인 진시황 아니다-中國 역사학자들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으로 불리는 중국 진시황(秦始皇)병마용(兵馬俑)의 실제 주인이 진시황이 아니라는 주장이 최근중국학계에서 일고있다.
홍콩의 중국계 통신사인 중통사(中通社)는 중국학술계에서 고대의 순장풍습에 따라 함께 묻힌 병사와 말의 모형인 이 병마용이진시황의 것으로 보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고 보도했다.전문가들은우선 1,2호 갱내의 보병들이 전차(戰車)를 둘러싸고 포진하고있으나 역사서엔 진시황 시대엔 전차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기술돼있는 점을 들었다.
74년 발견된 이 병마용에선 이제까지 1백30대의 전차가 발견됐지만 『사기(史記)』등에 따르면 진시황 시대엔 보병.기병만이 있었던 것으로 돼 있다는 것이다.
진시황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또다른 근거는 약 6천점에 달하는 토용(土俑)무사들이 머리를 정교하게 빗어 상투를 틀거나부드러운 모자등을 쓰고있을 뿐 전혀 투구를 입지않고 있다는 점.또 호신용 갑옷을 입지않은 무사들이 상당수에 달한다는 사실도6국을 멸하고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무사라고 보기엔 어렵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진시황은 통일후 법령과 신분에 따른 복색(服色)등을 새로 반포,의복.깃발등에 검정색을 많이 쓰도록 권장했으나 병마용 무사들은 녹색과 붉은색의 긴 도포등을 착용하고 있다.
병마용은 진시황릉에서 불과 1.5㎞ 거리에 있으며 규모도 엄청나 그동안 자연스럽게 진시황의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한편 이 병마용엔 기존에 알려진 1,2,3호 갱뿐만이 아니라 제4호갱이 존재하며 이 4호 갱은 원래부터 텅텅비게끔 제작된 갱이어서 그 용도가 무엇이었느냐에 관해 또다시 학자들의 논란이 벌어지는등 병마용에 얽힌 숱한 신비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