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풍속>브라질 리우 카니발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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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해 1백24세의 마리아 도 카르모 헤로니모 할머니.고령으로거동이 수월치 못한 상태지만 리우데자네이루를 휩쓰는 삼바 카니발의 열풍을 그대로 보아 넘길 수는 없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동안 브라질 전역을 들뜨게 한리우 축제.밤에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숨막히는 적도의 열기 아래 헤로니모 할머니는 의사를 동반하는 극성을 부려가며 축제 마지막날 삼바 리듬에 몸을 맡기는 브라질 사람을 지켜봤다.『왜냐고요.리우 카니발은 브라질의 희망이자 춤과 노래 그 자체이기때문입니다.』 헤로니모 할머니는 리우 최고의 삼바 학교중 하나인 우니도스 타 티우카 삼바 스쿨 출신.왕년에 최고 댄서였던 그녀는 17세까지 노예였다.바로 이 때문에 진짜 자격있는 카니발 참가자로 꼽힌다.
리우 카니발은 과거 브라질이 노예제를 인정하고 있던 시절 흑인들이 가진 욕구불만의 배출구 구실을 했던 축제였기 때문이다.
흑인노예들도 이날 만큼은 백인 주인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귀족행세를 하도록 허락받았다.
리우 카니발은 50개가 넘는 삼바 학교에서 출전하는 수천명 무희들의 춤경연으로 절정에 달한다.
16일 개막 공식 행사에서는 B급 삼바 무희들이 기량을 보였으며 17일 밤에는 A급 무희들이 경연을 벌였다.반라의 미녀들이 펼치는 농염한 몸짓에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은 지켜보기만 해도 몸을 떨게 된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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