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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능력 탁월해 외고 지원하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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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및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여름방학은 도약의 기회다. 다양한 사례별로 그에 맞는 여름방학 학습 계획과 유리한 전형을 살펴본다.


해외 5년 체류 - 외고유형 문제풀이 집중
  해외에서 5년간 체류하다 올 초에 귀국해 중학교 3학년으로 편입한 김희철군. 한국에서의 내신 성적은 당연히 하위권이다. 한국어능력이 또래에 비해 많이 떨어지며 깊이 읽는 한글 독서가 어렵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힘들다는 판단에 특목고로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김군의 경우 외고보다는 국제고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 외고라고 해서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지 않을뿐더러 우수 학생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외고 국제반에 지원할 수 있다. 외고 입시에서 흔히 요구하는 것은 Essay Writing과 간단한 인터뷰 정도다. 외고 유형의 문제를 몇 번 풀다 보면 금방 적응을 한다. 김군의 경우 Reading이나 Listening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어학원 문상은 입시전략실장은 “Writing과 Speaking은 단지 입학시험만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향후 해외 대학(혹은 국내 대학 국제계열학부) 입학 후 실제 수업에서 겪게 될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므로 미리 실력을 쌓아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학 기간에는 첨삭이 포함된 유형별, 주제별 Writing 연습과 시사 상식 공부를 병행한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내신 최상위 - 토플 학습이 도움
  3년 내내 내신 성적 전교 최상위권을 유지한 이모양(분당중)양. 하지만 유독 영어에 자신이 없어 걱정이다. 학교 시험성적은 좋지만 speaking과 writing 등 능동적 의사표현에는 매우 소심하다. 구술면접 같은 시험도 따로 준비한 경험이 없다. 문과 계열로 진로를 잡을 계획이라 외고에 가고 싶다.
  보통 영어실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내신 성적이 좋다면 외고 진학에 크게 문제는 없다. 이양의 경우 국내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한다면 오히려 외고와 같은 환경이 더 어울릴 수 있다. 이지어학원 정랑호 원장은 “토플 모의고사든 공인시험이든 80점 이상이 되는 학생들은 그대로 토플학습에 매진하는 것이 외고시험에 유리하다”며 “토플이 부담스러운 학생은 이른 아침부터 수준 높은 청취분야를 학습하는 게 도움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저녁에는 다시 외고형 영어 심화듣기 및 언어사회 학습을 한다. 주말에는 모의고사를 통해 한주 학습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며 필요한 경우 언어·사회의 비중을 고려해 주말에도 언어사회 학습을 한다.
 
언어능력 우수- 다양한 장르의 독서습관이 도움
  평소 꾸준한 독서를 통해 언어능력이 탁월한 박기현(백석중 3년)군. 글쓰기 능력도 우수한데다 내신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편이다. 외고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목멜 정도는 아니다.
  박군처럼 언어능력이 뛰어나면 외고 진학에 많은 도움이 된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영어 실력은 거의 비슷하지만 구술면접이나 학업적성검사, 특히 언어영역의 문제들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가 흔하다. 중학 수준을 상회하는 언어 실력이라면 외고에 도전해 봄직하다. 다만 요즘의 언어 문제들은 순수 국어 교과서 수준이 아니라 통합교과의 형태로 사회교과 및 시사적 내용과 결합된다. 교과서 외부의 소재를 활용한 지문들이 많이 출제되므로 평소 다양한 장르의 독서습관이 도움 된다. 방학 때는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 자기만의 철학과 사상을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외고 입시에서는 영어 실력과 학교 내신 성적이 필수적이므로 여름방학부터는 학습의 비중을 이 쪽으로 옮겨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수학올림피아드 금상 - 현대청운고 재능우수자 전형에 도전
  내신 10%수준인 김지영(개포중 3년)양은 자사고를 목표로 공부 중이다. 내신 성적은 다소 낮지만 수학 올림피아드 전국대회 금상 수상기록이 있다.
  보통 상산고나 한일고 등 선호도가 높은 학교는 합격자 내신 평균이 5% 전후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김양의 경우 올림피아드 수상기록이 있어 현대청운고의 재능우수자 전형을 노려볼만 하다. 다수인의 권준학 본부장은 “재능우수 전형은 체육(개인종목)·음악·미술·문학·발명·컴퓨터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 중 전국 대회 수상 경력자 또는 수학·과학 전국 올림피아드 입상자 중 내신 20% 이내인 학생에게 유리하다”며 “실제 전형에서는 수상실적과 심층면접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내신 부담이 다소 적다”고 분석했다. 청운고에서는 내신을 산출할 때 타 학교와 달리 4개 과목만 산정하며 국·영·수를 제외한 1과목은 사회와 과학 중 본인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영재학교 낙방한다면 - 과학고 위해 내신대비 철저
  한국과학영재학교 1차 전형에 합격한 이정수(서현중 3년)군. 13일 치룬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에서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해 합격을 못할까 불안하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과학고가 있기 때문이다.
  과학영재학교는 특정 과목에서 높은 성취를 나타내는 학생 선발을 위주로 한다. 따라서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에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고 남은 기간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태도다. 와이즈만 영재교육 분당 중등관의 양창욱 원장은 “영재학교 전형 이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올림피아드를 대비하고 다시 한번 과학 전반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나 유학 등을 가는 것도 좋겠지만 과학고를 진학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진로의 큰 차이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과학고 입시는 2학기 중간고사, 지역에 따라서는 기말고사까지 내신이 반영되는 만큼 긴 호흡으로 내신대비도 충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종 올림피아드와 경시대회의 결과가 2학기에는 이미 나오기 때문에 지원 지역의 과학고 입시 전형안을 다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학영재학교를 준비한 이군이라면 과학고 전형에 필요한 공부를 이미 1학기에 한번 해봤기 때문에 과학고 구술시험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충분하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일러스트= 프리미엄 이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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