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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경기 더 나빠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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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3분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유가 상승에 대해 기업의 43%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은행 이자가 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기업 체감경기 악화=지식경제부는 13일 80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제조업 경기 실사지수(BSI)’를 발표했다. 3분기 경기전망 지수는 98로 조사됐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3분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좋아질 것이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망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은 수출이 소폭이나마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내수(99)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장사를 해도 남는 게 없을 것이란 걱정이 컸다. 경상이익에 대한 전망지수는 92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98)에 대한 위기감이 컸다. 자동차에 대한 2분기 전망이 115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 달간 자동차 업계의 체감 경기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의미다. 기계·철강·화학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인 쪽으로 바뀌고 있다.

◇유가, 장중 한때 147달러=지난주 초 다소 안정되는 듯했던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한때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고치다. 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 나이지리아 반군의 석유시설 공격 위협, 브라질 석유회사 파업 예고가 유가를 끌어올렸다.

기업들은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7곳은 “유가 상승을 제품가격에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값을 올리면 판매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해서다. 또 기업의 절반(47.6%)은 유가 때문에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늘어나는 이자 부담=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금리는 지난달 중순까지 5.36%로 일정했다. 그러나 하순부터 뛰기 시작해 11일 5.46%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CD에 연동하는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이자도 그만큼 오르고 있다.

고정금리형 상품의 이자 부담도 커졌다. 신한은행은 이번 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지난주보다 연 0.07%포인트 오른 7.73~9.13%로 고시했다. 1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고 금리가 9%를 넘어선 것이다. 외환은행도 7.81~8.51%로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5월 6일에 비해 최고금리가 1.39%포인트 급등했다. 두 달 전 외환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당시 대출이자(최고금리 기준)는 연간 712만원이었으나 이번 주 대출을 받는다면 연간 이자가 851만원으로 139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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