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국회 장내 진입 가축법 개정 첫 격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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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호 17면

국회가 11일 개원식을 했다. 18대 임기 개시 후 43일 만이다. 7일엔 총리는 유임되고 장관 3명이 바뀌었다. 말 그대로 소폭 개각이다. 지난달 10일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한 지 27일 만이다. 정국은 비로소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만시지탄이다.

지난 한 달간 정부는 제 모습이 아니었다. 총리와 장관 15명 전원은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에서 좌불안석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지 2주 만인 지난달 20일에서야 후임자가 정해졌다. 그사이 국정이 제대로 돌아갔을 리 만무하다.

여의도의 모습은 더욱 답답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는 데에만 혈안이 됐다. 나라 안팎에서는 연일 소용돌이가 몰아치는데도 말이다. 촛불시위가 폭력과 비폭력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책임 있는 정치세력의 부재는 정국 혼돈만 부추길 뿐이었다.

이랬던 당·정·청이 이제야 제 진용을 갖추고 본격 힘겨루기에 나섰다. 정세균호의 닻을 올린 민주당은 등원과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친다는 각오다. 한나라당 새 지도부도 친박 일괄복당을 마무리하며 야당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제3의 석유위기’ 극복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며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첫 번째 시험대는 14일부터 가동될 5개 국회 특위다. 민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과 쇠고기 국정조사를 관철해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앞으로 4년간 ‘거여’와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새 지도부의 상황 판단이다. 최대 182석을 확보한 한나라당도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양보할 것은 양보하되 마냥 들어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원 구성과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난제다. 치열한 초반 기세싸움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새 내각은 16일부터 실시되는 국회 긴급 현안질의가 발등의 불이다. 민생 불안과 쇠고기 문제에 대한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란 돌출변수마저 터졌다. 이번 주 정국이 어떻게 풀려 갈지를 지켜보면 새로 짜인 당·정·청, 그 내공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
●14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15일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15일 민주당,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김영진·문희상·박상천 의원 후보 등록
●17일 제헌 6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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